스타벅스서 강의한 구정우 교수 "남의 처지와 아픔 나의 것으로, 어려운 과정 거쳐야"

스타벅스 전국 모든 매장이 22일 오후 3시 문을 닫았다. 영업을 조기에 끝내는 건 국내 진출 26년 만에 처음. 그만큼의 매출을 포기하고, 모든 직원이 '올바른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교육받게 했다. 강의는 총 2시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24일 교육을 듣는다.
발단은 이랬다. 지난달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스타벅스가 이벤트를 했다. 일명 '탱크데이'였다. 당시 광주에서의 탱크 진압을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벤트에 쓰인 '책상에 탁'이란 문구도 문제였다. 1987년 경찰 고문으로 숨진 고 박종철 열사 사건을 연상케 한다는 것이었다.
뭐가 문제였을까. 스타벅스 교육의 한 파트인 '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맡은,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가 내린 이 단어의 정의는 이랬다.
"사회 갈등과 상처, 기억과 금기를 알아차리는 능력이다."

'탱크데이'란 이벤트가 승인돼 세상에 나왔단 건, 이런 능력이 조직적으로 발휘되지 않았단 증거였다.
구 교수는 그 이유로 △생각이 기업 내부로만 제한된 것 △매출 압박과 속도 중심 문화 △형식적으로 승인하는 구조 △비슷한 사람들이 모인 조직 구조를 들었다.
요약하면, 동질적인 의사 결정권자들이 모여 한 사안에 대한 사회적 민감성을 잘 읽지 못하고, 매출에 쫓기며 빠르고 형식적으로 승인할 때 비슷한 논란이 반복해 터진다는 것이다.

이들이 알아챘어야 하는 상처는 이런 거였다. 한강 작가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 문재학 열사 누나는 지난달 21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 명당' 인터뷰에서 이리 말했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동생은 마지막까지 항쟁하다 5월27일 새벽 계엄군 총탄에 사망했다. (스타벅스 이벤트의) 탱크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정말 소름이 돋았다."

구 교수는 저서 '인권도 차별이 되나요?(북스톤, 2024)'에서, 인권 감수성에 접근하는 지름길은 '남의 처지와 아픔을 나의 것으로 생각해 감정이입 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대의 처지에 공감하고 신뢰를 보내는 게 인권을 높이는 데 중요한 디딤돌"이라고 했다.
이를 체득하는 건 '어려운 과정'이라고도 했다. 구 교수는 "인권 지식이 있다고 해서 저절로 높아지지도 않고, 따뜻한 마음만 가지고도 안 된다"며 "단단한 인권 감수성을 키워나가려면 어려운 사고와 선택을 통과해야 한다"고 했다.
책 '감수성 수업(2024년, 김영사)'의 정여울 작가도 감수성을 "세상을 더 뜨겁고 강렬하고 예민하게 느끼는 재능"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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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는 타고난 게 아니라 매일 훈련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 작가는 "더 많이, 더 자주 느끼고, 깨닫고, 읽고 쓰고 듣고 말하며 마침내 타인과 함께 공감하기"라고 했다.
예컨대 감수성 훈련을 통해 사고한 '기념일'에 대해선 이리 적었다.
'축제와 기념일들은 쳇바퀴처럼 규칙적으로 지나가는 시간의 흐름을 끊어내고, 자, 이제 우리의 소중한 사람들을 기억해야 할 시간입니다'란 메시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하여 산 자와 죽은 자가 비로소 연결되는 시간을 창조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