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운자로 맞고 두 달 만에 14㎏을 뺐다."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투약한 뒤 몰라보게 날씬해진 가수 케이윌의 말이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배성재도 "마운자로를 맞고 반년 만에 7㎏을 감량했다"고 밝혔고,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은 또 다른 비만 치료제 '위고비'로 10㎏을 뺐다고 고백했다.
최근 지상파 예능과 유튜브 콘텐츠에서는 유명인들의 비만 치료제 투약 경험담이 잇따라 공개되며 극적인 체중 감량 효과는 물론, 이를 지켜본 동료 연예인들의 반응까지 화제를 모았다.
그룹 다비치 강민경은 마운자로 투약 사실을 밝힌 개그맨 곽범과 가수 카더가든을 두고 "마운자로 맞았다더니 반쪽이 됐더라", "완전히 쪽 빠졌다"고 말하며 놀라워했다.
비만 치료제로 체중 감량에 성공한 연예인들은 효과와 함께 무기력감, 메스꺼움, 우울감, 변비 등 부작용도 겪었다고 털어놨다. 식단 관리와 운동을 병행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극적인 감량 효과가 부각되면서 부작용마저 다이어트 과정에서 감수해야 하는 일처럼 소비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엄연히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을 동반한 비만 환자 치료를 위해 개발된 전문의약품이다. 의사 처방이 반드시 필요하며, 급성 췌장염과 담낭 질환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전문의약품이 예능 프로그램의 가벼운 화젯거리처럼 소비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현행법은 전문의약품의 대중 광고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유명인의 투약 경험담은 현행 광고 규제가 직접 적용되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을 '제3자 효과'로 설명했다. 그는 "유명인이나 권위 있는 사람이 특정 상품이나 경험을 소개하면 대중은 이를 더 신뢰하게 된다"며 "기업이 직접 광고하지 않더라도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경험담만으로도 상당한 홍보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이나 의사 등 전문가의 메시지는 더욱 큰 신뢰와 영향력을 갖는다"며 "비만 치료제가 필요하지 않은 건강한 사람들까지 투약을 고려하게 만드는 등 약물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유명인이 방송에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언급할 때는 사회적 영향력이 큰 만큼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