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틴 휴멘버거 네이버랩스 유럽 연구소장
"네이버 강점은 디지털 서비스와 물리 세계의 연결"
더스터·디바인 앞세워 로봇이 현실 이해하는 피지컬 AI 연구

AI 모델은 미국 빅테크가 앞서가고, 로봇 하드웨어는 중국이 빠르게 키운다. 한국 기업이 같은 전장에서 정면승부하기는 쉽지 않다. 마틴 휴멘버거 네이버랩스 유럽 연구소장은 다른 곳에서 승부처를 봤다. 네이버(NAVER(196,600원 ▲800 +0.41%))가 가진 온라인 서비스를 로봇이 움직이는 현실 세계로 확장하는 일이다.
휴멘버거 소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네이버는 한국을 대표하는 디지털 서비스 제공업체"라며 "이를 로봇을 통해 물리 세계와 연결하면 완전히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네이버 쇼핑에선 이용자가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고, 로봇이 실제 공간에서 이를 가져다준다. 검색, 쇼핑, 지도, 예약처럼 화면 안에 있던 서비스가 현실 공간으로 나온다. 그는 "AI 에이전트 시대에 네이버가 할 수 있는 역할 중 하나는 디지털 서비스와 물리 세계를 연결하는 것"이라며 "다른 에이전트들이 로봇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API를 제공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구상의 중심에는 네이버랩스 유럽이 있다. 프랑스 그르노블에 있는 네이버랩스의 AI 연구 거점이다. 전 세계 26개국 연구자들이 이곳에서 로봇을 위한 피지컬 AI와 공간지능을 연구한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그동안 인터넷과 텍스트를 기반으로 디지털 세계를 이해해 왔다. 네이버랩스 유럽의 방향은 다르다. 로봇이 움직일 실제 공간, 사람, 사물을 이해하는 AI를 만든다.

네이버랩스 유럽이 주도해 개발한 대표기술은 '더스터(DUSt3R)'와 최근 공개한 '디바인(DIVINE)'이다.
더스터는 사진을 기반으로 3D 공간을 이해하고 재구성하는 비전 모델이다. 기존에는 방 하나를 3D로 복원하려 해도 수백 장의 사진이 필요했고, 복잡한 처리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한 단계라도 틀어지면 결과가 무너졌다.
더스터는 이 과정을 바꿨다. AI가 사진만 보고 공간 입체 구조를 이해하도록 했다. 휴멘버거 소장은 "더스터는 사진으로부터 3D 세계를 이해하는 모델"이라며 "처음 공개했을 때 3D 재구성 방식에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더스터는 로봇의 눈에 가깝다. 로봇이 움직이려면 벽과 바닥의 위치, 물체 사이 거리, 사람의 위치를 알아야 한다. 낯선 공간에 들어간 배송 로봇이나 휴머노이드에는 이런 공간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 휴멘버거 소장은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에이전트에게는 공간 구조와 사물 간 관계를 이해하는 도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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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인은 이 눈을 더 가볍고 빠르게 만드는 기술이다. 사람 인식, 장면 이해, 깊이 추정, 3D 재구성 등 여러 AI 작업을 하나의 범용 인코더로 묶고, 이해 구조를 공유하면서 더 작고 빠르게 만드는 게 가능해졌다. 이를테면 사람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얻은 정보로 공간을 이해하고 공간 분석 정보로 사물을 파악한다.
휴머노이드는 사람의 공간에서 문을 열고, 물건을 집는다. 이를 위해 주변 환경을 입체적으로 읽어야 하는데 더스터와 디바인이 성능을 크게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휴멘버거 소장은 "누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급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네이버랩스는 로봇이 실제로 유용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인프라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