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증거 은폐 의혹 '일파만파'…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에 영향?

장윤기 사건 증거 은폐 의혹 '일파만파'…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에 영향?

정진솔 기자
2026.07.12 13:45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해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사진=뉴스1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해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사진=뉴스1

광주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집단적으로 증거 등을 은폐한 정황이 드러난 것과 관련,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당장 큰 틀의 변화는 없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형사소송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등 형사소송법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이 지난 9일 '검사의 수사권'을 규정한 제196조를 삭제하는 내용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다음날인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열어 개정안 심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장윤기 사건 수사와 관련한 경찰의 부적절한 행보가 계속해서 드러나면서 법조계 안팎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경찰에 대한 적절한 견제가 없다면 장윤기 사건과 같은 부작용이 더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만큼 더 늦기 전에 검찰개혁의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일부 법조계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당초 경찰은 장윤기가 벌인 범행에 살인죄를 적용해 송치했다. 반면 검찰은 장윤기가 성범죄를 저지르려다 실패한 뒤 살인을 저질렀다는 정황을 확인하고, 법정형이 더 무거운 강간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현직 경찰 간부인 장윤기의 부친이 경찰 수사팀과 핵심 성범죄 혐의 증거를 은폐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10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현재 추진되는 방향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이 이뤄지면) 최근 장윤기 사건과 같은 경우는 묻힐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조직적으로 은폐된 사건은 기록에 허점을 남기지 않는다. 단서는 직접 수사할 때 나온다"고도 했다.

박 교수는 특히 "검사가 직접 확인할 길은 없애고 경찰이 스스로 사건을 끝내는 권한은 남겨두면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는 지금보다 오히려 약해진다"고 우려했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이었던 양홍석 변호사도 SNS에 "민주당발 검찰개혁 방안이 실행될 경우 피해는 당장 광범위하게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형사 사건 전문 변호사는 최근 머니투데이에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암장되는 경우가 이미 많은데 경찰에 대한 견제가 없으면 이런 문제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논의의 방향이 급격하게 변동할 공산은 크지 않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이미 정부와 여당이 큰 방향을 결정해 둔 상태이고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체제가 도입되는 만큼 추가적인 논의를 충분히 할 시간이 많지도 않다는 점에서다. 이에 큰 물줄기를 바꾸기보다는 경찰을 견제할 방법을 적절히 추가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도입될 때까지 3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급진적인 변화를 기대할 때는 지난 시점"이라며 "개혁을 하자는 방향성을 그대로 둔 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의 생산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진솔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정진솔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