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경찰 수사 쇄신TF' 조성·국수본 산하 내부비리수사대 신설
전문가 "기존 조직과 역할 겹쳐, 외부 인사 없인 의미 없어"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부실 수사, 내부 유착 관련 논란이 확산하자 경찰이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해 수사 비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12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지난 9일 내부비리수사대 구성 계획을 발표했다. 일단 국가수사본부장 직속으로 신설할 방침이다. 국수본 수사기획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아직 설치 방향만 설정된 상황으로 세부적인 계획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은 장윤기 사건 수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마련됐다. 장씨가 여고생을 살해한 후 현직 경찰관인 부친이 수사 담당자들 도움을 받아 핵심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최근 드러난 데 더해 광주 광산경찰서장이 살인죄보다 법정 형량이 높은 강간살인죄 적용을 막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검찰의 힘을 빼는 대신 경찰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의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 이 같은 논란이 발생한 만큼 경찰이 선제적으로 조직 개편을 통해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경찰 안팎에서 내부비리수사대의 역할이 기존 청문감사인권관실과 겹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경찰 조직으로 경찰 내부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실제 청문감사인권관실은 청문감사인권관을 포함해 경찰 조직의 감사 업무를 총괄하는 감사관을 개방형 직위로 모집하고 있는데도 소속이 경찰청인 탓에 '제 식구 감싸기'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청문감사인권관실은 감찰계와 민원실을 통합해 1999년 도입된 제도로 사건·사고, 민원처리 과정에서 경찰관의 불친절이나 부당한 업무처리 등을 처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와 관련,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경찰의 이번 내부비리수사대 출범 발표는 여론 무마성 성격이 크다"며 "일선서장까지 개입된 정황이 나온 상황에서 단순히 새로운 내부 조직을 만드는 것은 그저 옥상옥 구조를 추가하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에서 별도의 감사원을 두듯 경찰 외부의 독립된 인적 구성원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면서도 "전직 검사·판사 출신 등 수사 관련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타 조직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이들로 구성한다면 그래도 일부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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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을 조직 문화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상원 동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미 경찰 내부 비위를 감시하는 제도가 있는 상황에서 새로 조직을 출범시키겠다는 발표는 쇄신 의지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며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 식구 감싸기'에 철저히 제재를 가하겠다는 수장의 확고한 의지 없이 근본적인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내부비리수사대를 구성하는 것과 별개로 경찰 수사 신뢰제고를 위한 쇄신 태스크포스(TF)도 출범시킬 계획이다. TF에는 경찰이 아닌 인사들도 참여한다. TF는 과거에도 장윤기 사건 수사 때와 같은 비위 행위가 있었는지를 전수조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