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쇼핑이라는 말을 믿었는데 가이드가 버스 안에서 특정 상품을 판매하더라고요. 이동하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 패키지여행 수요가 늘면서 '노쇼핑'(No Shopping)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패키지보다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여행 중 쇼핑 일정 없이 관광에 집중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노쇼핑 상품을 이용한 뒤 현지 가이드가 별도 상품을 소개하거나 구매를 권유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소비자는 "물건을 판매했다면 결국 쇼핑"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여행업계는 쇼핑센터에 방문하지 않으면 '노쇼핑' 상품이라는 입장이라며 일반적인 소비자의 인식과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최근 한 소비자는 노쇼핑 패키지 여행을 다녀온 뒤 여행사 게시판에 불만을 남겼다.
그는 "가이드가 일정에 여유가 있다며 정말 맛있는 현지 커피를 소개해주겠다고 해 기대했다"며 "막상 가보니 한국인이 운영하는 커피 판매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족제비 똥 커피와 피부에 바르는 스크럽 설명을 한참 듣고 나왔다"며 "같이 간 관광객들도 불편해 했지만, 여행 분위기를 망칠까 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노쇼핑 패키지로 간 여행에서 이동 내내 현지 가이드가 버스 안에서 현지 특산품 등을 소개하며 구매를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들은 이 상품들에 쇼핑센터 일정은 없었으나, 여행 과정에서 상품 구매를 권유받았다며 '노쇼핑'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에대해 여행업계는 통상 쇼핑센터 방문이 공식 일정에 없으면 '노쇼핑' 상품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여행사는 노쇼핑 상품을 지향하는 분위기라 이 같은 상황이 흔치는 않다"며 "일부 현지 랜드사나 가이드가 별도로 수익을 확보하려고 계약 범위를 벗어난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여행사는 가이드 교육이나 경고, 배제 등 조치를 한다"며 "다만 일부 사례에서는 여행사가 쇼핑센터 방문 여부를 기준으로 계약 이행 여부를 판단하면서 소비자와 인식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와 여행업계의 기준 차이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법적인 기준은 현재 없다. 현행 법령에는 '노쇼핑'이라는 표현 자체를 정의한 규정이 없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관광진흥법상 노쇼핑이라는 용어를 별도로 정의하고 있지는 않다"며 "현재는 여행 일정에 포함되지 않은 선택관광이나 쇼핑 일정을 사전 동의 없이 변경하는 경우에는 관련 규정에 따라 제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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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앞서 언급된 사례가 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는 여러 가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차 안에서 이뤄진 판매 행위 등은 법에서 정한 쇼핑 일정 변경과는 다른 행위라 쉽게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대신 이 같은 사례가 민원으로 접수된다면 여행업체를 대상으로 계도 조치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여행업계와 소비자 간 인식 차이가 표시광고법상 문제가 될 수 있을까.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소비자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실제 서비스 내용이 다르면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할 여지는 있다"며 "다만 구체적으로 물건을 직접 가져와 판매했는지, 혹은 구매를 권유한 수준인지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살핀 후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