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를 오랫동안 부양한 자식이 재산을 증여받았다면, 형제자매에게 나눌 유류분을 산정할 때 부양·기여 정도를 반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딸 4명이 아들 2명을 상대로 낸 유류분 반환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 중 둘째 아들 A씨 패소 부분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유류분은 고인이 특정 상속인에게 재산을 몰아주더라도 배우자나 자녀 등에게 법적으로 보장되는 최소한의 상속 몫이다.
이들 6남매의 어머니는 2020년 숨졌다. 딸 4명은 어머니가 생전 증여와 유언을 통해 두 아들에게 부동산을 많이 넘겨 자신들의 유류분이 침해됐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두 아들이 딸들에게 유류분 부족액인 약 18억원에 해당하는 부동산 지분을 이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심도 두 아들이 각자 유언을 통해 받은 부동산 지분 중 일부를 네 자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봤다. 특히 A씨가 어머니로부터 받은 아파트 2채가 특별수익으로 인정돼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됐다. 형제가 돌려줘야 할 유류분 부족액은 19억7000만원 상당으로 늘었다.
특별수익은 고인에게서 생전에 증여받거나 유언으로 받은 재산 중, 사실상 상속재산을 미리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는 이익을 말한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A씨는 어머니와 장기간 함께 살면서 병원비와 간병비를 부담했다며, 아파트를 받았더라도 특별한 부양과 기여에 대한 대가이므로 일반적인 증여와 달리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쟁점은 2024년 4월 헌법재판소가 내린 헌법불합치 결정이었다. 당시 민법은 상속재산 형성이나 부모 부양에 특별히 기여한 상속인의 '기여분'을 유류분 계산에 반영하는 규정을 두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부모를 오랫동안 부양한 자녀가 그 대가로 받은 재산까지 다른 형제에게 반환해야하는 결과가 생길 수 있었다.
헌재는 이런 제도가 상속인의 정당한 이익과 피상속인의 의사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며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유류분 제도 전체에 법적 공백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2025년 말까지 기존 조항을 잠정 적용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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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헌법불합치 결정 당시 재판이 진행 중이던 이 사건에도 결정의 효력이 미치므로, 위헌성이 제거된 개정 민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옛 민법을 전제로 아파트 2채를 특별수익에 포함했으므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며 A씨의 부양·기여 정도와 아파트 증여의 대가성을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