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배당도 못하는데 자본비율까지 '쇼크'..보험 해약준비금 바꾼다

단독 배당도 못하는데 자본비율까지 '쇼크'..보험 해약준비금 바꾼다

권화순 기자
2026.08.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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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전체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추이/그래픽=김지영
보험사 전체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추이/그래픽=김지영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이익잉여금에 근접한 보험사/그래픽=김지영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이익잉여금에 근접한 보험사/그래픽=김지영

58조원으로 불어난 해약환급금 준비금(해약준비금)이 보험사의 배당을 막을 뿐 아니라 자본비율까지 뒤흔들고 있다. 해약준비금이 이익잉여금도 추월해 그 차액 만큼을 지본자본 비율에서 차감해야 하는 사태까지 벌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청산 수준의 보수적인 대량해지 가정(80~100%)을 30% 전후로 낮추는 등의 근본 개선안을 검토 중이다.

9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권에 따르면 보험계약자를 보호하려고 지난 2023년 도입한 해약준비금이 당초 취지와 달리 보험사의 기본 자본비율까지 위협해 '쇼크' 우려가 제기된다.

보험사들은 IFRS17(새 보험회계) 도입으로 계약자에게 돌려줄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고 있지만 과거 원가 기준으로 평가한 해약환급금보다 시가평가 부채가 작을 경우 그 차액 만큼을 해약준비금으로 쌓아야 한다. 계약자가 보험계약을 대량 해지할 경우에 언제든 해약금을 돌려 주도록 금융당국이 '안전장치'를 둔 것이다.

하지만 고금리와 과도한 신계약 경쟁, 보수적인 대량해지율 가정 등이 복합 작용하면서 해약준비금은 지난 6월말 기준 58조1000억원으로 제도 도입 직전 23조7000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속도로 불고 있다.

해약준비금은 계약자에게 돌려 줄 부채 평가액이라서 배당가능 이익에서도 제외된다. 한화생명, 현대해상, KB손해보험, 신한라이프 등 주요 보험사들이 한 해 수천억원의 이익을 거두고도 배당을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 이유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엔 해약준비금이 기본 자본비율까지 끌어내릴 위기다. 현재 속도라면 내년부터는 해약준비금이 이익잉여금을 초과하는 보험사가 속출한다. 이익잉여금을 넘어선 해약준비금 차액은 보험사 건전성의 '핵심'인 기본 자본비율에서 차감해야 한다. 보험사의 자본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기본 자본비율 50% 규제를 시행한다. 이 비율을 넘지 못하는 보험사는 '적기시정 조치'를 받게 된다.

실제 지난 6월말 기준 한화생명의 해약준비금은 7조1097억원으로 이익잉여금 7조3131억원의 턱밑(97.2%)까지 이미 차오른 상태다. 한화생명의 기본자본 K-ICS(지급여력) 비율은 58%로 규제 수준인 50%에 근접했다. 생명보험사 중에선 농협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DB생명이,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농협손해보험, 흥국화재,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이 자본비율이 깎일 위기에 처했다.

금융당국도 근본적인 개선안 마련을 검토 중이다. 해약준비금 산출시 "보험사가 망한다"는 극단적인 가정의 대량해지율을 현행 80~100%에서 보장성 25%, 저축성 35%로 각각 현실화 하는 방안이 유력 검토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 초기 적자였다가 나중에 흑자로 돌아서는 계약(부채가 음수)은 해약준비금을 '0'으로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년 기본 자본비율 규제 도입에 맞춰 해약준비금 제도가 당초 취지에 부합하게 작동하도록 땜질식이 아닌 근본적인 개선안을 검토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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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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