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성남 아이티아이즈 대표

"금융에서 쌓은 데이터 처리 경험을 에너지 거래와 정밀 의료 플랫폼에 이식해 플랫폼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할 것입니다."
이성남 아이티아이즈(2,915원 ▲70 +2.46%)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AI(인공지능) 신약개발과 디지털 헬스케어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낙점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금융권에서 축적한 데이터 처리·보안 기술을 의료 플랫폼과 AI 신약 개발에 이식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012년 설립한 아이티아이즈는 초기부터 국내 주요 은행과 공공기관의 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며 금융 IT(정보통신) 기업으로 입지를 다졌다. 지난달에만 전력거래소로부터 약 320억원, 신용보증재단중앙회로부터 약 200억원 등 총 600억원 규모의 사업·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국가 핵심 인프라 사업에서 경쟁력을 또 한 번 입증했다.

겉으로 보기에 금융과 의료는 전혀 다른 산업처럼 보이지만 아이티아이즈는 이들의 공통분모를 '데이터'에서 찾았다. 이 대표는 "금융은 대규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면서도 최고 수준의 보안과 안정성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산업"이라며 "10년 이상 금융권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축적한 데이터 표준화와 개인정보 보호 기술은 의료 분야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 아이티아이즈는 보건복지부의 '건강정보 고속도로' 구축 사업을 1~6차까지 주도적으로 수행하며 '실력'을 증명했다. 건강정보 고속도로는 각 의료기관에 흩어진 의료정보(건강검진, 진료 및 투약 이력)를 환자 개인이 '나의건강기록'이라는 앱으로 한 번에 볼 수 있게 제공하는 사업이다. 아이티아이즈는 2021년부터 의료기관마다 다른 전자의무기록(EMR) 체계를 표준화해 연결하고, 의료 데이터를 변환하는 등 '전 국민 의료 데이터'를 다루며 수 백억대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이 대표는 특히 가장 큰 자산으로 의료 데이터를 표준화·연계한 '경험'을 꼽았다. AI가 의료 데이터를 학습하려면 병원마다 다른 형식으로 저장된 데이터를 동일한 기준으로 변환해야 하는데, 이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가장 큰 진입장벽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의료 데이터를 십분 이해하고 다뤄본 회사가 많지 않다"며 "이런 경험을 키워 '정밀 의료 플랫폼'을 차세대 비전으로 삼게 됐다"고 말했다.
그 첫걸음으로 아이티아이즈는 화순전남대병원과 공동으로 암 데이터를 활용한 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암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후보물질을 발굴, 신약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병원 밖을 나올 수 없는 환자 데이터 학습을 위해 화순전남대병원 미래 의료 혁신센터에 사무소를 마련하고, 3억원 상당의 의료 AI 연구용 GPU 서버를 기증하는 등 분석 역량 강화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지난달 아이티아이즈는 항암면역치료제 개발 기업 박셀바이오(4,290원 ▼60 -1.38%)와 AI를 기반으로 신약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임상시험을 설계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정밀 의료 플랫폼 사업의 '신호탄'을 쐈다. 이 대표는 "내년에는 완성도 높은 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디지털헬스케어법' 등 제도 개선에 맞춰 의료 데이터 표준화와 공급, 치료를 넘어 돌봄과의 연계 등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