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변동성이 이달 들어 커진 가운데 코스닥 시장이 상대적으로 견고한 하방 지지력을 보여 주목된다. 코스피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는 동안 코스닥 낙폭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다만 코스닥이 상대적 선방을 넘어 독자적인 상승 동력을 확보하려면 성장기업 투자 확대와 시장 신뢰도 제고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달 들어 18.51% 하락했지만 코스닥은 8.43% 내리는 데 그쳤다. 두 시장의 하락률 차이는 10.08%포인트(p)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외국인 매도세라는 공통의 악재가 국내 증시를 짓누르는 상황에서도 시장별 차이가 뚜렷했다.
특히 코스피 내에서도 기업 규모에 따라 낙폭이 엇갈렸다.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200 지수는 같은 기간 20.74% 하락하며 전체 시장보다 큰 낙폭을 기록했다. 반면 중소형주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이는 최근 증시 급락이 반도체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집중된 매도 흐름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코스피 시총 4572조원 가운데 삼성전자(211,500원 ▼6,500 -2.98%)와 SK하이닉스(1,223,000원 ▼54,000 -4.23%)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6%에 달한다. 그동안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주도한 만큼 하락 국면에서도 이들 종목의 영향력이 컸다는 분석이다.
반면 코스닥은 바이오와 이차전지, 로봇,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등 다양한 성장산업 관련 기업들이 시총 상위권에 분포해 있다. 특정 업종의 급락 충격이 상대적으로 분산되면서 코스피 대비 지수 낙폭을 줄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다만 코스닥의 상대적 선방을 시장 경쟁력 강화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피보다 덜 하락했을 뿐 코스닥 역시 약세를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닥이 독자적인 상승 동력을 확보하려면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금융의 성장기업 투자 확대와 시장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가운데 올해 초 도입이 결정된 코스닥 승강제는 시장을 프리미엄·스탠더드·관리군으로 나눠 우량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꼽힌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승강제가 시행되면 프리미엄 세그먼트에 지정되는 것이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과 유사한 효과를 내면서 해당 기업들의 이미지와 신뢰도가 제고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대형 우량주들의 코스닥 시장 이탈이 억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