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소재부터 암세포 진단장비까지…과기대 학생창업가의 도전

우주 소재부터 암세포 진단장비까지…과기대 학생창업가의 도전

최우영 기자, 최태범 기자, 박기영 기자
2026.10.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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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 6개 과기대 학생창업기업 면면보기<2>]

"5년 걸리던 우주소재 개발 6주로"…AI로 합금 찾는 '역설계' 기술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학생창업기업 '아스트로맷'

AI 기반 합금 역설계와 자동화 실험 솔루션 선보여

김래언 대표 "첫 소재 철 기반 중엔트로피합금 우주검증"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김래언 아스트로맷 대표 /사진=아스트로맷
김래언 아스트로맷 대표 /사진=아스트로맷

누리호의 부품 국산화율은 95% 이상이지만 정작 부품을 만드는 특수강과 합금 등 핵심 소재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업계에서는 일부 범용 소재를 제외하면 우주항공용 특수강의 수입 의존도가 사실상 99%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학생창업팀 아스트로맷(AstroMat)은 이 같은 우주 소재의 해외 의존 문제를 AI(인공지능)와 실험 자동화로 해결한다. 우주 발사체와 위성 부품이 사용되는 온도·하중·중량·비용 조건에 맞춰 새로운 합금을 설계하고 이를 실제 부품으로 제작하는 것이 목표다.

기존 신소재 개발은 연구자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합금 조성을 바꾸고 소재를 제조한 뒤 물성을 확인하는 시행착오를 반복해야 한다. 소재 개발에만 5년 이상 걸리고 실제 상용화까지는 10~20년이 소요되기도 한다.

아스트로맷은 AI 기반 합금 역설계와 자동화 실험을 결합해 후보 소재를 탐색하고 초기 성능을 검증하는 기간을 6주까지 줄인다는 전략이다. 소재 개발의 출발점도 합금 조성이 아닌 고객사의 요구 성능으로 바꾼다.

예를 들어 고객사가 로켓 노즐에 필요한 온도와 압력, 하중, 무게, 가격 등의 조건을 제시하면 AI가 목표 물성을 충족할 수 있는 합금 조성 후보를 생성한다. 이후 문헌과 열역학 데이터를 검토하고 후보 조성별 물성과 제조 공정을 예측한다.

AI가 제시한 후보는 자동화 장비를 통해 제조·평가한다. 실험 결과는 다시 학습 데이터로 축적해 다음 소재 설계에 반영한다. 설계부터 제조·평가, 데이터 학습까지 하나의 폐쇄형 반복구조로 연결하는 '클로즈드 루프' 방식이다.

또 금속 3D프린팅 기술인 LPBF(Laser Powder Bed Fusion)도 활용한다. 레이저로 금속 분말을 선택적으로 녹여 부품을 층층이 쌓는 기술로 복잡한 형상의 우주 부품을 제작하는 데 적합하다.

김래언 아스트로맷 대표는 "AI로 찾은 합금을 분말화하고 3D프린팅으로 시제품을 제작해 고객사의 실제 사용 환경에서 검증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스트로맷의 첫 번째 선행 소재는 철 기반 중엔트로피합금인 'Astromat-1'이다. 여러 크기의 서로 다른 미세조직을 결합한 '계층적 이종구조'를 적용해 강도와 연성, 고온 특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설계 전략이 활용됐다.

일반적인 고온 합금에는 니켈이나 코발트가 주로 사용된다. 고온에서 우수한 성능을 유지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밀도가 높다는 한계가 있다. 대표적인 니켈계 초합금인 인코넬은 고온 내구성은 뛰어나지만 무게와 비용이 우주 발사체의 경량화와 원가 절감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Astromat-1의 기반이 된 선행연구에서는 철을 중심으로 합금을 설계해 경제성과 경량화를 높였다. 연구 결과 고온과 상온에서 기존 고온 상용 소재와 유사한 수준의 기계적 성능을 보이면서도 제조비용은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무게는 순수 철보다 가벼운 수준을 구현했다.

해당 연구는 재료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악타 머티리얼리아'와 '머티리얼즈 사이언스 앤드 엔지니어링 A'에 각각 게재됐다. 아스트로맷은 이 연구를 토대로 우주 발사체와 위성 구조물의 사용 조건에 맞춘 소재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다만 Astromat-1은 현재 연구실 단계의 선행 소재다. 실제 우주 발사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극한 온도와 진공 등 우주환경에서의 물성 검증, 공인 인증, 부품 제작과 발사 이력인 '스페이스 헤리티지' 확보가 필요하다.

김래언 대표는 "국내 소형 발사체 기업과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PoC(기술검증)를 추진할 것"이라며 "우선 시제품용 소재와 시험 부품을 공급하고, 실제 환경에서 성능을 확인한 뒤 소재의 대량생산 가능성과 양산 공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혈액속 암세포 한 칩에서 잡고 읽고 꺼낸다…수술후 재발감시 겨냥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학생창업기업 '엘엠엔틱바이오텍'

혈액 속을 떠도는 암세포 포획·식별·회수하는 체외진단장비 개발

류동환 대표 "재발 감시 넘어 세포 정밀 분석하는 플랫폼 도약"

류동환 엘엠엔틱바이오텍 대표. /사진=엘엠엔틱바이오텍
류동환 엘엠엔틱바이오텍 대표. /사진=엘엠엔틱바이오텍

"채혈하는 시점에 단 한 개의 암세포라도 있다면 이를 놓치지 않고 잡아 꺼내 분석하겠습니다. 동시에 그 암세포가 어떤 치료 표적을 갖고 있는지 함께 읽어낼 것입니다."

DGIST 학생창업기업인 엘엠엔틱바이오텍의 류동환 대표는 "세포를 다루는 좋은 기술을 많지만 병원에서, 특히 액체생검 영역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도구는 아직 부족하다"며 "세포를 포획·염색·이미징·식별하는 과정에서 세포 퀄리티가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칩 하나에서 이 모든 과정을 끝내는 단일세포 기술을 진료 현장의 도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엘엠엔틱바이오텍이 개발한 'L:Biopsy'는 혈액 속을 떠도는 암세포(CTC·순환종양세포)를 장비 한 대에서 포획·식별·회수하는 체외진단 장비다. 첫 임상 적용 분야는 수술 후 재발 감시(MRD)다.

기존 CTC 검사는 분리한 세포를 슬라이드나 다른 장비로 옮겨 식별하고 분석해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료에 따르면 슬라이드로 한 번 옮기는 과정에서만 회수한 세포의 56~67%가 손실된다. 엘엠엔틱바이오텍은 포획한 세포를 칩 위에 고정한 채 그 자리에서 염색·판독해 이 단계를 없앴다. 식별한 세포는 온전한 상태로 꺼내 단백질·유전체 분석에 쓸 수 있다.

바탕 기술은 '미세자성 세포회로'다. 반도체 회로처럼 설계한 미세 자성 구조체 위에서 자성 비드를 붙인 세포를 이송하고 가두고 빼내는 기술로, 김철기 DGIST 교수가 발명했다. 회사는 올해 2~3월 관련 한국·미국 등록특허를 라이선스가 아닌 소유권 이전 방식으로 확보했다.

DGIST 학생창업기업 '엘엠엔틱바이오텍(LMNTIC BIOTECH)' 개요/그래픽=이지혜
DGIST 학생창업기업 '엘엠엔틱바이오텍(LMNTIC BIOTECH)' 개요/그래픽=이지혜

회사에 따르면 전혈 10mL에 유방암 세포주를 넣은 시험에서 회수율은 약 72%로, FDA 인증 장비의 문헌값(73%)과 비슷했다. 채혈부터 첫 영상까지 약 4시간이 걸리고, 원심분리는 필요 없다. 장비는 무게 약 50㎏의 탁상형 1대로, 2~3대로 구성된 경쟁 장비보다 작고 들여놓기도 쉽다.

임상 진입도 시작했다. 실제 환자 혈액으로 성능을 확인하는 임상 검증을 국내 상급종합병원들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사업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인허가 전에는 연구용 장비·칩 판매와 제약사 위탁분석으로 매출을 내고, 이후 미국 CLIA 인증 검사기관과 협력해 검사 서비스(LDT)로 넓힌 뒤 보험 수가 등재와 FDA 승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누적 투자유치액은 5억원으로, 현재 30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류동환 대표는 "단일세포 분석 과정에서 '세포를 좀 잃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연구실에서 감수하던 손실을 암 환자 임상에서도 감수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병원 검사는 매일, 누가 맡아도 같은 결과가 나와야 하니 무엇보다 견고하고 쓰기 쉽도록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제작 시간·비용 확 줄였다…300만 유튜버가 만든 'AI 플랫폼'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생창업기업 '엘바'

AI 영상 콘텐츠 협업 플랫폼 '유비코' 출시 주목

구주원 대표 "30여종 AI 서비스 저렴하게 이용"

채널 15개, 누적 구독자수 300만명. 정부 및 기업 프로젝트 200건. 이는 영상 전문 스타트업 엘바가 이뤄낸 성과다. 엘바를 이끄는 구주원 대표는 고등학생 때부터 13년간 유튜브를 운영해왔다. 이처럼 영상에 진심인 구 대표가 그간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영상 제작 AI 플랫폼을 출시했다. 30여개 AI 서비스를 팀 단위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유비코'다.

유비코는 팀원, 기업 간의 영상 제작과정에서 발생하는 의사소통 과정을 한곳으로 모아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 예를 들어 영상을 제작할 때 고객사에서 '3분24초 자막 색을 바꿔달라'는 간단한 요구사항이 있을 경우 이를 전달하기 위한 문서를 작성하고, 이 문서가 실제 담당자에게 전달될 때까지는 3~4시간이 걸린다. 이런 식으로 커뮤니케이션에 드는 시간 등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제작비의 약 30%를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유비코는 프로젝트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한 브라우저에 참여해 직접 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작업공간을 공유할 경우 영상 제작에 사용하는 AI가 프로젝트의 그간 수정 이력과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특히 30여종의 AI 서비스를 한 브라우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최대 AI 구독 비용을 80%까지 절감할 수 있다.

유비코는 지난 4월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4800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이중 70%가량이 해외 사용자다. 서비스 초기부터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영어·한국어·일본어·중국어·스페인어 등 10여개 언어를 지원한 덕분이다.

구주원 엘바 대표는 "현재 동영상을 만들 때 클로드에서 기획하고 챗GPT에서 이미지를 만든 다음 킹AI에서 영상을, 일레븐랩에서 목소리를 작업하는 식으로 여러 AI의 결과물을 하나로 합치는 식으로 작업한다"며 "이런 작업을 하나의 공간에서 할 수 있는 게 유비코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엘바는 UNIST(울산과학기술원) 캠퍼스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대통령 대상 MVP 시연·창업경진대회 10여회 수상, IBK창공·우리금융 디노랩·KDB NextONE·부산기술창업투자원 글로벌 투자유치 프로그램 등에 선정되는 등 다양한 곳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시리즈벤처스, 서울대기술지주, 부산지역연합대학기술지주 등으로부터 3억원의 시드투자도 유치했다. 현재는 프리시리즈A 투자유치를 추진 중이다. 본격적인 유비코 마케팅에 나서기 위해서다.


30일 코엑스서 6대 과기대 딥테크 스타트업 격돌

한편 아스트로맷, 엘엠엔틱바이오텍, 엘바는 는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 플러스 스테이지에서 열리는 '2026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결선(참관신청 : https://forms.gle/McNBqdiBts8RJazVA)에 출전한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왕중왕전은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주관하고 KAIST(한국과학기술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UNIST(울산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KENTECH(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가 공동 주최한다.

심사위원단에는 삼성 C랩 아웃사이드와 GS벤처스, 에코프로파트너스, L&S벤처캐피탈, LB인베스트먼트,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시리즈벤처스, 씨엔티테크, 한국과학기술지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등 딥테크 투자·사업화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대기업 CVC(기업형 벤처캐피털)부터 딥테크 전문 VC, 초기투자 AC(액셀러레이터), 공공 기술사업화 기관까지 참여해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과 투자 매력도를 종합적으로 살핀다.

결선은 교원·학생창업 부문별 6개씩 총 12개팀이 올랐다. 실제 투자유치 IR(기업설명회) 방식으로 팀별 10분 발표와 10분 질의응답을 진행하며 기술성 30점, 시장성 20점, 사업성 40점, 팀 역량 10점을 합산해 평가한다.

대상은 교원·학생창업 부문에서 각각 1개팀을 선정한다. 대상 2개팀에는 부총리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과 상금 300만원이 수여된다. 우수상 4개팀에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상과 상금 100만원, 장려상 6개팀에는 머니투데이 대표상과 상금 50만원이 각각 주어진다.

수상팀에는 CVC 오픈이노베이션 연계와 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GDIN) 해외진출 프로그램 참여 시 가점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결선에 오른 12개팀에는 기업 홍보와 전문가 컨설팅, 투자사 네트워킹 등 1년간의 후속 스케일업 프로그램이 지원된다.

<제5회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참관신청>

-일시: 10월 30일(금) 9:30~17:00

-장소: 서울 코엑스 B홀 PLUS STAGE

-대상: 딥테크 분야 스타트업 및 투자VC 심사역

-주최: 카이스트, 디지스트, 유니스트, 지스트, 포스텍, 켄텍,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

-신청 : https://forms.gle/McNBqdiBts8RJazVA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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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영 기자

미래산업부 유니콘팩토리에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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