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CT·손해사정 AI·ESG 양산…과기대 학생창업 아이템 보니

초소형 CT·손해사정 AI·ESG 양산…과기대 학생창업 아이템 보니

고석용 기자, 김진현 기자, 송정현 기자
2026.10.25 06:0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2026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 6개 과기대 학생창업기업 면면보기<1>]

'암 조직 제거 잘됐나' 수술실서 바로 확인…초경량 검체용 CT 뜬다

카이스트(KAIST) 학생창업기업 '코비트'

3D 영상으로 보는 초소형 CT '마진엑스' 개발

서지흔 대표 "수술 중 필요한 정보 신속 제공"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서지흔 코비트 대표
서지흔 코비트 대표

"수술실에서 불필요한 기다림이나 재수술 가능성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수술 과정에서 의료진이 필요한 정보를 더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회사로 성장하겠습니다."

서지흔 대표가 이끄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생창업기업 코비트는 수술 중 떼어낸 조직을 현장에서 3차원 영상으로 확인하는 초소형 CT '마진엑스'를 개발한다. 촬영부터 영상 확인까지 6분 이내에 마치는 것이 목표다.

암 수술 중에는 절제연에 암세포가 남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동결절편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검체를 급속 냉동해 얇게 자르고 염색한 뒤 병리의사가 현미경으로 판독하는 방식으로, 여러 부위를 반복 검사하면 대기 시간이 1시간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유방암 수술에서 널리 시행되는 유방보존술도 절제면에 암세포가 남으면 추가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미국 보험청구 데이터 분석 연구에 따르면 민간보험 가입 환자의 21.1%가 유방보존술 후 1년 이내에 추가 수술을 받았다.

코비트 개요/그래픽=김다나
코비트 개요/그래픽=김다나

서 대표는 가까운 사람의 유방암 수술을 지켜본 경험을 계기로 창업했다. 그는 "수술이 끝나고도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됐다"며 "절제면에 암이 남았는지 확인하는 문제가 수술 시간을 늘리고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서강대에서 경제학과 공학을, KAIST에서 기업재무 석사를 마쳤으며 원격 정신과 진료, 반려견 사업 등 두 차례 창업 경험이 있다. 그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 통하는 서비스는 다르다는 점과 빠른 검증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했다.

공동창업자인 아마르 프라사드 굽타 CTO는 탄소나노튜브(CNT) 기반 소형 엑스레이를 연구해 온 연구자로, 올해 1월 KAIST 외국인 학생 네트워킹 행사에서 서 대표와 만났다. 코비트는 개발 초기부터 외과·병리과·영상의학과 의료진의 의견을 장비에 반영하고 있다.

수술 현장에서는 절제 조직을 빠르게 보기 위해 2D 검체 엑스레이를 쓰기도 하지만, 평면 영상이라 조직이 겹쳐 보이고 병변과 절제면 사이의 깊이를 파악하기 어렵다. 마진엑스는 절제 조직을 360도로 촬영해 병변과 절제면의 위치 관계를 3D로 보여준다. 동결절편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수술실에서 조직을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절제 조직용 3D 촬영 장비가 처음은 아니지만, 기존 장비는 대부분 수십㎏에서 100㎏이 넘는 대형 캐비닛 형태다. 서 대표는 "수술실에 장비를 들이려면 기존 배치와 의료진 동선까지 바꿔야 할 수 있다"며 "외과의에게는 익숙한 수술 흐름을 바꾸는 부담이 생긴다"고 짚었다. 마진엑스가 배터리 구동과 장비 내부 3D 재구성을 추진하는 이유다. 콘센트 위치와 관계없이 이동식 카트 등에 올려 필요한 수술실로 옮겨 쓸 수 있다.

경량화의 핵심은 방사선 차폐다. 캐비닛 전체를 두껍게 감싸는 기존 방식 대신, 엑스레이가 실제로 지나가는 경로를 계산해 고밀도 차폐재를 필요한 곳에만 배치하는 구조를 개발했다.

코비트는 2027년 하반기 국내 인허가, 2027년 말~2028년 초 미국 FDA 절차 진행을 목표하고 있다. 현재 시드 투자를 유치 중이며, 자금은 시제품 고도화와 검증, 인허가 준비에 쓸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외래수술센터(ASC) 등에 장비를 공급할 방침이다. 입원 없이 수술하는 ASC는 대형병원보다 의료 인프라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갑상선·두경부·전립선 등 정상 조직 보존이 중요한 암종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교통사고 분석 '일주일→1시간' 단축…손해사정 돕는 AI 어시스트

광주과학기술원(GIST) 학생창업기업 '어시스트'

사고 상황 3차원 가상환경으로 상세하게 재현해 분석·판단

박주성 대표 "보험접수·보상까지 '제로터치' 체계 구축할 것"

/사진제공=박주성 어시스트 대표 (본인)
/사진제공=박주성 어시스트 대표 (본인)

"같은 교통사고를 두고도 보는 사람에 따라 과실 판단이 달라지는 현실을 바꾸고 싶었다. AI(인공지능)로 사고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재구성하고 분석해 사고 조사부터 손해사정, 보험금 지급까지 이어지는 복잡한 과정을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학생창업기업 어시스트의 박주성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경위와 과실비율을 판단하기 위해 블랙박스나 CCTV (폐쇄회로 화면) 영상을 분석해야 한다. 하지만 블랙박스 영상은 촬영 각도와 광각렌즈에 따른 왜곡으로 실제 사고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사고 현장을 수기로 그린 도식에도 작성자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다. 사고 분석부터 보고서 작성까지 적게는 8시간, 길게는 일주일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

어시스트는 이러한 사고 분석 과정의 주관성과 비효율을 AI로 해결하려는 딥테크 스타트업이다. 블랙박스나 CCTV 영상을 분석해 사고 유형을 분류하고 차량의 움직임과 충돌 상황을 3차원(3D) 가상환경으로 재구성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창업 아이디어는 박 대표가 GIST에서 수행한 교통사고 예측 연구에서 출발했다. 그는 "사고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을 반대로 적용하면 이미 발생한 사고도 객관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경찰의 교통사고 조사 업무에 기술을 적용하려 했지만, 보험업계의 AX(AI 전환) 수요를 확인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박 대표는 "교통사고 분석 기술만으로는 명확한 수익모델을 만들기 어렵다"며 "보험과 자동차, AI 분야의 전문성을 결합해야 실제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했다.

어시스트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교통사고를 분석한다. 하나는 사고 당시 차량의 움직임과 충돌 상황을 3차원(3D) 가상환경으로 상세하게 재현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AI가 사고 영상에서 차량의 속도와 위치 등 관련 정보를 분석해 사고 유형을 신속하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3D 재현 방식은 블랙박스나 CCTV 영상이 입력되면 AI가 차량과 차선을 인식하고 차량의 위치와 움직임 등 사고 분석에 필요한 정보를 추출한다. 이를 바탕으로 게임 개발 등에 사용되는 3D 그래픽 제작 도구인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사고 현장을 가상공간에 재현한다.

사고 유형을 신속하게 판단하는 과정에서는 AI가 사고 시점과 차량의 진행 방향, 움직임 등을 분석해 해당 사고 유형에 따른 과실도표 결과를 도출한다. 판단 결과뿐 아니라 그 근거도 함께 제시해 담당자가 검토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어시스트는 최근 대형 보험사와 진행한 개념검증(PoC)을 통해 교통사고 유형을 분석하는 AI 모듈의 정확도와 처리속도를 검증했다.

어시스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교통사고 발생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전 과정을 연결하는 AI 플랫폼 구축이다. 사고 영상과 차량 주행정보를 확보하면 AI가 사고 유형과 과실 판단 근거를 분석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뒤 보험 접수와 보상 절차까지 연계하는 '제로터치(Zero-Touch) 보상' 체계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과실 판단은 보험금 지급과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민감한 영역인 만큼 현재는 AI가 분석 결과를 제시하고 사람이 최종 검토하는 구조다. 박 대표는 "단순히 판단 결과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의 근거도 함께 제공해 잘못된 이유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며 "분석 정확도가 충분히 검증되면 자동화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시스트 기업 개요/그래픽=김지영
어시스트 기업 개요/그래픽=김지영

고객 사은품으로 '양산' 돌렸더니…'ESG·CSR 리포트' 뚝딱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 학생창업기업 '어스어스'

'태양광 기반 사용량 측정 가능 양산' 개발…기업 판촉 등 활용

예비창업자 민정윤 학생 "일상속 신재생 에너지 활용도 높이고파"

어스어스의 태양광 기반의 사용량 측정 가능 양산 /사진제공=어스어스
어스어스의 태양광 기반의 사용량 측정 가능 양산 /사진제공=어스어스

여름철마다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양산'을 사은품·판촉물로 제공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폭염을 피하는 데 효과적일 뿐 아니라 길거리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노출시켜 마케팅·홍보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다.

그런데 양산의 효과는 CSR(사회적 책임) 차원에서든 마케팅 차원에서든 기업의 '기대치'에 불과하다. 기업이 제공한 양산을 소비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사용했는지는 측정할 수 없어서다. 기업 입장에선 양산 관련 캠페인을 유지하는 것도, 중단하는 것도 실무자의 느낌이나 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 학생 2명이 준비 중인 예비창업기업 어스어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태양광 기반의 사용량 측정이 가능한 양산'을 개발하고 있다. 사은품 양산에 작은 모듈을 넣어 얼마나 사용됐는지를 측정·기록하는 방식이다. 기록은 양산 제공자에게 넘어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지표로 정리된다.

사용량 측정·기록을 위해 어스어스는 양산 차양 부분에 박막 태양전지를, 손잡이 부분에는 작은 모듈을 추가했다. 먼저 차양에 재봉한 박막 태양전지(셀)는 햇빛 아래에서 양산을 펼치기만 하면 전류를 발생시켜 손잡이 속 모듈을 구동시킨다. 이 모듈은 태양전지에서 들어오는 전력으로 양산의 사용 여부를 측정하고, 블루투스 통신으로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사용 여부에 대한 정보를 공급하게 된다.

어스어스는 내구성, 두께, 무게 등을 충족시키기 위해 기존 실리콘 웨이퍼 기반 태양전지보다 20배 이상 얇고 가벼운 필름 형태의 CIGS(구리·인듐·갈륨·셀레늄) 박막 태양전지를 사용했다. KENTECH 에너지공학부 출신 창업팀원들의 전공 기술을 활용한 아이디어다.

KENTECH 학생창업기업 '어스어스' 개요/그래픽=이지혜
KENTECH 학생창업기업 '어스어스' 개요/그래픽=이지혜

어스어스를 이끌고 있는 민정윤 KENTECH 에너지공학부 학부생은 "신재생 에너지에 대해 고민하고 전공을 공부하면서 일상생활에 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고민해왔다"며 "가볍고 구부러지면서 내구성이 좋은 CIGS 박막 태양전지를 활용해 창업 아이디어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스어스는 단순히 양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일상의 다양한 곳에서 태양전지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며 "양산을 시작으로 건물의 커튼·블라인드, 캠핑용품 등 다양한 곳으로 솔루션 확장도 도전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스어스는 1차 시제품 제작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기술 고도화에 나선 상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대국민 창업 프로그램 '모두의 창업' 1차에도 선정돼 현재 2라운드를 진행하고 있다.


30일 코엑스서 6대 과기대 딥테크 스타트업 격돌

한편 코비트, 어시스트, 어스어스는 이달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스마트에너지플러스(SEP)2026'의 특별 부대행사인 '제5회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결선에 출전한다.

올해로 다섯번째를 맞는 이번 왕중왕전은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원으로 전국 6곳의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이 주최하는 대회다. KENTECH가 올해부터 합류했다. R&D(연구개발) 기술이전·사업화 촉진과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 성장, 지역 혁신성장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회에는 6대 과학기술특성화대의 교원·학생창업기업 각 6곳씩, 총 12개팀이 결선에 올랐다. 삼성전자 C랩, GS벤처스, L&S벤처캐피탈, 에코프로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씨엔티테크, 시리즈벤처스, 한국과학기술지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등의 임원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교원·학생창업 중 대상 각 1팀은 부총리상(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과 상금 300만원을 받는다. 대상팀은 △후속 투자유치 연계 △팁스 추천 등 추가지원도 받는다. 우수상, 장려상 각각 2팀에는 시상과 더불어 상금 100만원, 50만원을 지급한다.

<제5회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참관신청>

-일시: 10월 30일(금) 9:30~17:00

-장소: 서울 코엑스 B홀 PLUS STAGE

-대상: 딥테크 분야 스타트업 및 투자VC 심사역

-주최: 카이스트, 디지스트, 유니스트, 지스트, 포스텍, 켄텍,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

-신청 : https://forms.gle/McNBqdiBts8RJazVA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고석용 기자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들과 그들이 바꿔나갈 세상을 응원합니다.

김진현 기자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와 벤처캐피탈, 액셀러레이터 산업 전반을 취재하며 투자·혁신 흐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송정현 기자

안녕하세요. 미래산업부 송정현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