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2026 과학기술사업화·ASTI 리더스 포럼' 개최
AI 사업화 플랫폼 '아폴로' 정식 서비스 개시…산학연관 200여명 참석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30%대에 갇힌 공공기술 이전율의 벽을 이번에는 넘어설 수 있을까. 3억7400만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가 R&D(연구·개발) 성과와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을 콕 집어 연결하는 인공지능(AI) '중매쟁이'가 등장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22일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그랜드볼룸에서 '2026 과학기술사업화·ASTI(과학기술정보협의회)리더스 포럼'을 열고 AI 기반 국가 R&D 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APOLLO)'을 선보였다. 이식 KISTI 원장은 개회사에서 "아폴로와 ASTI의 기업 지원 역량을 결합해 국가 R&D 성과 확산의 새 지평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ASTI는 KISTI가 운영하는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로, 기업과 대학·연구기관을 연결해 중소기업의 기술혁신과 성장을 지원한다. 전국 기업 약 9000곳과 회원 1만4000명이 참여하며, 기술정보 교류부터 연구개발, 사업화, 신사업 발굴까지 다양한 협력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문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성과혁신관은 축사에서 "한정된 전문인력만으로는 기술과 시장을 연결하는 데 물리적 한계가 있다"며 "AI 기반 아폴로가 기술과 시장을 빠르게 이어 이 같은 병목을 풀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AI 대전환과 과학기술사업화, 국가 R&D 성과를 기업과 지역의 성장동력으로'를 주제로 열렸으며, 산학연관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3억7400만건 데이터로 유망 기술·기업 찾는다
정부 R&D 예산이 약 31조원에 이르지만 공공 기술이전율은 2014년 31.7%에서 2023년 30.2%로 정체됐다. 이전된 기술 가운데 실제 매출로 이어진 비율도 19.2%에 그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개발한 아폴로는 KISTI가 보유한 과제·논문·특허·기업·시장 관련 데이터 약 3억7400만건을 활용해 국가 R&D 성과와 사업화 수요를 연결한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시범운영을 거쳐 이날 정식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향후 에이전틱 AI 솔루션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변정은 KISTI 기술사업화연구센터장은 "기존 플랫폼이 기술을 등록하고 검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아폴로는 AI를 통해 유망 기술과 수요기업을 예측하고 추천 이유까지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아폴로의 기술 매칭은 실제 사업화 사례로 이어지고 있다. 농업로봇 기업 쉐어플랫은 엽채류를 수확·적재하는 양팔 로봇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찾던 중 아폴로를 통해 전남대의 '수술용 유연로봇' 연구를 추천받았다. 의료 분야 기술이었지만 양팔 구조와 경로 생성 기술이 농업로봇 개발에 적합했다. 이지훈 쉐어플랫 대표는 "지난 4월 전남대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어 개발기간을 36개월에서 21개월로 15개월 단축하고 매출도 2024년 6억8000만원에서 지난해 11억9000만원으로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딥테크 장기투자·초기수요·AI 지원 강화해야"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정희권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딥테크 기술사업화 도전과 과제, 연구개발특구의 육성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 이사장은 딥테크 스타트업이 기술성숙도(TRL) 3~7단계에서 평균 3~7년의 데스밸리를 겪는다고 진단했다. 국내 벤처캐피털(VC)의 3분의 2가 모태펀드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자펀드 만기는 통상 8년인 반면, 딥테크 상용화에는 7~10년 이상이 걸려 투자 회수 구조와 기술개발 주기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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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으로는 단순 기술이전을 넘어 공공연구기관이 주주로 참여해 사업화를 추진하는 '연구소기업' 모델을 제시했다. 연구소기업은 올해 9월 기준 누적 2339개로, 지난해 매출 7400억원과 고용 5108명을 기록했다. 특구펀드 11개(총 5628억원)는 267개사에 4536억원을 투자해 47개사의 코스닥 상장을 이끌었다. 정 이사장은 "운용기간이 12년 안팎인 딥테크 전용 펀드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는 "정부와 대기업이 딥테크 스타트업의 초기 수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실에서 출발한 에스오에스랩은 '칩 2개와 렌즈 2개'로 구성한 고정형 라이다로 기존 회전형 라이다의 가격·내구성 한계를 넘어선 기업이다. 정 대표는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가 스페이스X의 첫 고객이 됐듯 한국 정부와 대기업이 대규모 수요를 만들어줘야 스타트업이 J커브를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광훈 KISTI 지역혁신연구센터장은 비수도권·제조업·중소기업이라는 취약 조건이 겹치는 곳일수록 AI 도입이 늦다며, KISTI가 개발한 'AXIS'를 소개했다. 이는 기업 AX(AI 전환) 진단부터 근거 매칭, 전략 설계, 실행 로드맵까지 자동 도출하는 의사결정 지능 플랫폼이다.
김은선 KISTI 책임연구원이 좌장을 맡은 패널토론에는 △김선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센터장 △김민우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본부장 △손수창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본부장 △오미혜 한국자동차연구원 캠퍼스장 △김영록 넥스트챌린지 대표 △조승표 에이치브레인 대표 △정지성 대표 등이 참여했다.
토론에서는 국가 R&D 성과가 연구실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기업의 성장과 시장 창출로 이어지기 위한 혁신 주체 간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김은선 책임연구원은 "오늘 논의에서 확인한 것은 사업화가 어느 한 기관의 몫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기술이전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증, 투자, 스케일업까지 끊김 없이 이어지도록 혁신 주체들이 역할을 나누고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