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부터·전고체 배터리까지 혁신…과기원 신기술 주목

AI반도체부터·전고체 배터리까지 혁신…과기원 신기술 주목

최우영 기자, 최태범 기자, 송정현 기자
2026.10.30 10:3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

AI 반도체의 숨은 전력 낭비 잡는다…"전력 효율 50%→95%로"

김상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김상현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가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AI 반도체용 질화갈륨 기반 3D 수직 전력공급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김상현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가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AI 반도체용 질화갈륨 기반 3D 수직 전력공급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AI(인공지능) 반도체에 공급하는 전력의 효율을 기존 50%대에서 최대 95%까지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김상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B홀 플러스 스테이지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독자 개발 중인 AI 반도체 전력 공급 기술의 기대 효과를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팀이 개발 중인 기술은 반도체 칩 바로 아래에 전압 조절 장치를 수직으로 배치하고 질화갈륨(GaN) 소재를 적용해 전력 전달 과정의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AI 반도체의 전력 소모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전력 공급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김 교수는 이날 진행된 기술 평가에서 기술의 혁신성과 사업화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아 4대 과학기술원(KAIST·DGIST·UNIST·GIST)의 주요 연구 성과 가운데 우수상을 받았다.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이 고도화되면서 전력 소모량도 급증하고 있다. 단일 칩이 1㎾(킬로와트)급 전력을 소모하는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외부 전원을 칩 내부까지 전달하는 과정에서 전체 전력의 30~40%가 손실되는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향후 전력 소모가 늘어날 경우 전송 손실률이 최대 50%에 이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 AI 반도체는 칩 옆에 배치된 전압 조절 장치에서 전압을 낮춘 뒤 전기를 수평 공급하는 방식을 썼다. 하지만 같은 전력을 공급할 때 전압이 낮을수록 전류량이 늘어나 배선 저항에 따른 발열과 에너지 손실이 심화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압 조절 장치를 반도체 칩 바로 아래에 수직으로 배치하는 기술을 개발해 전류가 흐르는 거리를 줄였다. 높은 전압을 유지한 채 칩 바로 아래까지 전기를 전달한 뒤 칩이 사용하는 1V(볼트) 안팎으로 낮추는 방식이다. 많은 전류가 흘러야 하는 구간을 최소화해 전력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소재가 질화갈륨이다. 전압 강압에 필요한 초고속 전력 스위치는 저항이 클수록 전기가 열로 소실된다. 질화갈륨은 기존 실리콘 대비 높은 전압을 견디면서도 저항을 대폭 낮출 수 있어 전력 손실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고온 공정이 필요한 질화갈륨 소자와 실리콘 반도체의 직접 결합이 어려운 문제는 두 소자를 별도로 제작한 뒤 접합하는 독자 이종접합 공정으로 해결했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에너지 저장 소자도 함께 개발했다. 좁은 공간 내에 많은 전기를 축적하기 위해 특수 소재와 3차원 입체 구조를 적용한 고밀도 커패시터(축전기) 기술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칩 전력 전달 효율이 기존 50%대에서 85~95%까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연구 성과는 반도체 소자 분야의 주요 국제 학회인 IEDM과 VLSI 심포지엄에 여러 차례 채택됐다.

김 교수는 "1~2년 전만 해도 비슷한 연구를 하는 곳이 거의 없었지만 최근 질화갈륨 기술력이 강한 중국에서 관련 연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기업 중에서는 서버용 CPU(중앙처리장치)를 오랫동안 개발해 온 인텔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개별 개발한 부품들을 하나의 통합 회로로 패키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실리콘 반도체와 질화갈륨 소자, 커패시터를 결합해 실제 회로 수준에서 전력 공급 효율이 얼마나 개선되는지 검증하는 것이 다음 목표다.

상용화를 위한 대량생산 체계 구축은 과제로 꼽힌다. 연산을 담당하는 반도체 칩과 전압 조절 장치를 서로 다른 공정으로 제작한 뒤 결합해야 하는 데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가 관련 패키징 공정을 아직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김 교수는 "연구실 수준에서 먼저 성능을 입증해 파운드리가 관련 공정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기술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단기 목표"라고 설명했다.

사업화는 기술이전과 라이선싱을 우선 추진하되 필요할 경우 직접 창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사업화를 생각하면 최종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공동개발할 수 있는 파트너들이 필요하다"며 "이 자리를 빌려 기술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 논의할 수 있는 파트너가 생겼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전고체 전지 발목 잡는 양극재 미세균열 "입자 나노화로 해결 가능"

김운혁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공학과 교수

김운혁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조교수가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고성능 이차전지 양극재 및 차세대 전지용 소재-전극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김운혁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조교수가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고성능 이차전지 양극재 및 차세대 전지용 소재-전극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고에너지 양극재가 깨지면서 생기는 균열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만 고체 전해질로 셀을 만들 수 있고 전고체 전지를 성공시킬 수 있습니다."

김운혁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에너지공학과 교수가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전고체 전지에 맞춘 양극재 기술을 발표하며 이처럼 말했다. 고에너지 양극재는 충·방전 과정에서 입자가 깨지는 미세균열 때문에 전고체 전지에서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데 입자를 나노 크기로 바꿔 이 문제를 줄였다는 내용이다.

김 교수는 "배터리 원가에서 소재 비중이 약 75%이고 이 중 양극재가 약 49.5%를 차지한다"며 "전기차를 사면 그 값의 25~26% 정도는 양극재 값을 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흐름은 국내 업계에 불리하다. 값싼 원소로 만든 리튬인산철(LFP) 양극재가 중국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넓히고 있고, 전기차 시장에선 중국 BYD가 1위에 올랐다. 김 교수는 중국 배터리 전시회를 다녀온 경험을 전하며 "기술이나 가격을 낮추지 않고 이대로 안주하면 정말 산업을 다 뺏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차전지가 드론 등 국방과 직결된 에너지 안보 산업인 만큼 국산화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의 수요가 오히려 커진다고 봤다. 자율주행 기능이 늘면 차량 전력 소모가 커지고, 공간이 좁은 로봇과 드론은 작은 부피에 많은 에너지를 담아야 한다. 데이터센터에 순간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배터리 백업 장치(BBU)는 가격보다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이 우선이다. LFP는 저렴하고 열적 안정성이 높지만 국내가 주력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계열 층상계 양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다.

층상계 양극재는 니켈 함량을 높일수록 용량이 늘지만 수명과 열적 안정성은 떨어진다. 김 교수는 니켈 함량을 30%에서 100%까지 높인 소재를 비교하며 "니켈·코발트·망간 비율만 바꿔서는 용량, 수명, 열적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소재에 도달할 수 없다"고 전했다.

수명이 줄어드는 원인은 미세균열이다. 충·방전을 반복하면 지름 약 10마이크로미터의 구형 양극재 입자가 깨지고, 그 틈으로 전해질이 스며들어 부반응이 일어난다. 김 교수는 "미세균열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 이번 발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 양극재에 든 산소, 불에 잘 타는 유기계 액체 전해질, 단락 시 생기는 불꽃이 겹치면 불이 날 수 있다. 김 교수는 "양극재에서 산소가 공급되기 때문에 물로 끌 수 없고 완전히 탈 때까지 계속 탄다"며 "불을 원천 차단하려면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전고체 전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고체 전지의 상용화 목표는 계속해서 늦춰지고 있다. 액체 전해질은 양극재를 잘 감싸지만 고체 전해질은 고체와 고체가 맞닿는 계면이 떨어지기 쉽다. 미세균열로 한 번 떨어진 계면은 되돌릴 수 없다. 실제로 고에너지 양극재를 고체 전해질과 함께 쓰면 용량과 수명이 모두 크게 낮아진다.

김 교수 연구팀은 양극재 입자를 나노 크기로 만들어 균열을 일으키는 스트레스를 완화했다. 개발한 소재는 300회 충·방전 뒤에도 초기 용량의 90% 이상을 유지했고, 드론 이착륙처럼 순간적으로 큰 출력이 필요한 고속 충·방전에서도 상용 소재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충·방전을 마친 전극을 잘라 전자현미경으로 본 결과 상용 소재는 고체 전해질과의 계면이 깨져 있었지만 개발 소재는 형태가 유지됐다.

사업화 측면의 장점도 내세웠다. 김 교수는 "첨가 원소(도펀트) 하나만 넣으면 기존 설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입자 형상을 제어하면 전고체 시장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며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특허와 기술이전 등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뜨겁고 휘는 AI 반도체…특수유리로 바꿔 '빛의 고속도로' 낸다

김복현 광주과학기술원(GIST) 고등광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김복현 GIST 고등광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이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반도체 글라스 기판용 저유전 유리소재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김복현 GIST 고등광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이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반도체 글라스 기판용 저유전 유리소재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기존 소재보다 유전율은 훨씬 낮고, 유전손실은 3분의 1 수준인 유리 소재를 개발했다. 여기에 레이저로 3차원(3D) 광도파로를 만들어 전기신호를 빛으로 전달하는 기술까지 결합할 수 있다."

김복현 GIST(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소재 기술과 포토닉스(빛으로 데이터를 전달하는 기술)를 결합한 것이 핵심적인 차별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날 '반도체 글라스 기판용 저유전 유리 소재 및 광인터커넥트 기술'을 주제로 발표했다. 유리 소재와 반도체 패키징, 포토닉스를 연결해 AI 반도체의 신호 손실과 발열을 줄이고, 유리 내부에 빛이 지나는 통로를 만들어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는 기술이다.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는 2024년 처음 열린 '테크마켓'을 확대·개편한 기술사업화 행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GIST·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UNIST(울산과학기술원) 등 4대 과학기술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가 공동 주최했다.

4대 과기원이 각각 2건씩 총 8건의 사업화 유망 기술을 선보였으며, 연구자가 직접 기술의 개발 취지와 핵심 기능, 기존 기술과의 차별점, 산업적 활용성을 설명했다. 행사장 앞에는 상담회장도 마련돼 기술이전과 사업화를 검토하는 기업들이 연구자와 개별 상담을 진행했다.

AI(인공지능) 반도체는 하나의 패키지 안에 여러 연산 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결합한다.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늘면서 반도체 패키지의 크기와 소비전력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칩을 받치는 기판이다. 기존 반도체 패키지에는 주로 폴리머와 유리섬유를 결합한 유기 기판이 사용된다. 유기 소재는 유리보다 열팽창계수가 커 온도가 올라갈 때 기판이 휘는 '워피지(warpage)'가 발생할 수 있다.

유기 기판은 유리보다 표면이 상대적으로 거칠어 미세한 배선을 형성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데이터 전송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기판에서 신호가 약해지고 전기 에너지 일부가 열로 바뀌는 문제도 커진다.

김 연구원은 "고성능 AI 반도체는 전력 사용량이 크고 패키지 면적도 계속 넓어지고 있다"며 "열팽창에 따른 변형을 줄이고 고밀도 배선과 대면적화를 구현하려면 글라스 기판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 연구팀은 처음부터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에 맞춰 유리의 성분과 내부 구조를 설계했다. 알루미노붕규산염 유리의 조성을 조절해 고주파 신호 손실과 발열에 영향을 주는 유전율과 유전손실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그는 "주파수를 높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인 만큼 소재의 유전율과 유전손실을 낮춰야 한다"며 "연구팀이 개발한 유리 소재는 기존에 사용되는 일부 소재보다 유전손실을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전기적 성능만 개선한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유리 조성을 변경해 적용 분야에 맞게 열팽창 특성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고온 공정에서 쉽게 변형되지 않도록 열적 안정성과 기계적 특성도 함께 고려했다.

김 연구원은 "유전율만 낮춘다고 좋은 반도체 기판 소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신호전송 성능과 열팽창, 강도, 가공성을 균형 있게 갖추고 실제 반도체 공정을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유리 조성부터 용융, 기포 제거, 성형, 섬유 방사까지 이어지는 공정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산업계의 기술 방향이 유기 기판을 유리섬유로 보강하는 수준에서 기판 중심부 전체를 유리로 바꾸는 쪽으로 이동하면서 연구 범위를 글라스 기판 소재로 확대했다.

연구팀의 또 다른 경쟁력은 유리기판 안에 빛이 지나가는 길인 '광도파로'를 만드는 기술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칩과 칩 사이의 데이터는 주로 구리 배선을 따라 전기신호 형태로 이동한다. 전송량과 거리가 늘어날수록 구리 배선에서 신호 손실과 발열이 커진다"고 했다.

연구팀은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유리기판에 광도파로와 미세구조를 형성한다. 펨토초 레이저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에너지를 집중해 주변에 전달되는 열을 줄이면서 유리 내부를 정밀하게 가공할 수 있다.

그는 "고속 데이터가 오가는 구간의 전기신호를 광신호로 바꾸는 '광인터커넥트'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며 "유리 내부에 주변과 굴절률이 다른 광도파로를 형성하면 빛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 이동한다"고 말했다.

직선 형태뿐 아니라 사선과 나선형 등 다양한 3D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광섬유와 기판, 반도체 칩의 위치가 서로 다르더라도 빛의 이동 경로를 입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김 연구원은 각 연구팀의 성과를 축하하고 앞으로의 도전을 격려하기 위해 열린 시상식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심사는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COMPA)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기술의 완성도와 시장 연계 가능성, 산업적 파급효과 등을 토대로 진행했다.

행사장 앞에 마련된 기술상담회에도 김 연구원의 저유전 유리 소재와 광인터커넥트 기술에 관심을 보인 기업 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김 연구원은 이들과 기술이전과 공동연구, 사업화 가능성을 놓고 개별 상담을 진행했다.

김 연구원은 "소재 기술과 광도파로 기술을 함께 확보하면 AI 반도체의 전력과 데이터 전송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며 "연구 성과를 실제 반도체 패키지에 적용하기 위해 수요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실리콘 반도체 한계 넘는다"…'2D 반도체' 난제 푼 혁신 합성기술

임현섭 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과 교수

임현섭 GIST 화학과 교수가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고품질 2차원 반도체 박막 합성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임현섭 GIST 화학과 교수가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고품질 2차원 반도체 박막 합성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현재 2차원(2D) 반도체 합성 기술은 '맛집의 레시피'와 비슷하다. 특정 연구그룹이나 장비에서는 좋은 시료를 만들 수 있지만 다른 곳에서 따라 하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연구실의 역할은 이 맛집 레시피를 프랜차이즈화하는데 필요한 요소를 찾아내고 제어하는 것이다."

임현섭 GIST(광주과학기술원) 화학과 교수는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합성 과정의 '손맛'을 숫자와 원리로 번역하면 누구라도 재현성 높게 2D 반도체 물질을 합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 교수는 이날 '고품질 2차원 반도체 박막 합성 기술'을 주제로 발표했다. 화학과 반도체공학, 기초과학을 연결해 2차원 반도체 소재의 합성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정으로 발전시키는 연구다.

반도체 산업은 트랜지스터를 더 작게 만들어 하나의 칩에 더 많은 소자를 집적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반도체 공정이 2나노미터(㎚)급 이하로 미세화되면서 단순히 크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 트랜지스터의 채널을 어떤 소재로 만들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대안으로 주목받는 소재가 원자층 수준으로 얇은 2D 반도체다. 대표적으로 이황화몰리브덴(MoS₂), 이황화텅스텐(WS₂), 이셀레늄화텅스텐(WSe₂) 등 전이금속 디칼코게나이드(TMD) 계열 물질이 있다.

임 교수는 "실리콘만으로 집적도를 계속 높이는 데 물리적 한계가 다가오면서 향후에는 채널에 사용하는 물질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TSMC와 삼성전자, 인텔 등 주요 반도체 기업도 MoS₂를 비롯한 2D 반도체 소재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2차원 반도체가 산업 현장에 적용되려면 넓은 웨이퍼 전체에 고품질 박막을 균일하게 만들어야 한다. 특히 서로 다른 방향으로 성장한 결정이 만나면서 생기는 '결정립계'를 줄이는 것이 핵심 과제다.

박막이 성장할 때 여러 지점에서 결정핵이 동시에 만들어지면 각각의 결정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커질 수 있다. 이 결정들이 맞닿은 경계에서는 전자가 산란해 이동을 방해받는다. 소자의 성능이 떨어지고 웨이퍼 위치에 따라 특성이 달라지는 원인이 된다.

임 교수 연구팀은 결정 방향을 맞추기 위해 기판의 결정 구조를 따라 박막을 성장시키는 '에피택셜 성장'에 주목했다. 다만 사파이어 기판의 대칭성과 MoS₂ 박막의 대칭성이 달라 180도 뒤집힌 두 방향의 결정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사파이어 기판 표면의 원자 배열과 말단 구조를 조절하면 MoS₂ 결정이 특정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을 규명했다. 단순히 성공한 합성 조건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기판 표면이 결정의 방향을 어떻게 결정하는지 원자 수준에서 밝힌 것이 특징이다.

임 교수는 고체 소재 합성의 어려움을 '스테이크 굽기'에 비유했다. 같은 고기와 조리법을 사용하더라도 고기를 불판에 올린 뒤 타이머를 누르는지, 타이머를 먼저 누른 뒤 고기를 올리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2D 반도체 합성도 마찬가지다. 전구체의 공급량과 기판 표면 상태, 반응 온도와 압력, 가스 흐름, 공정 순서의 미세한 차이가 박막의 두께와 결정 방향, 결함 밀도에 영향을 준다.

특히 2D 반도체는 낮게 잡아도 약 500도에 이르는 고온에서 합성된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예상하지 못한 화학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져 원하는 물질만 선택적으로 성장시키기가 어려워진다.

연구팀은 기존 고체 원료 대신 기체 상태로 정밀하게 공급할 수 있는 무기 분자 전구체를 활용했다. 고체 원료는 가열 과정에서 실제로 얼마나 기화해 기판까지 전달되는지를 정밀하게 통제하기 어려운 반면 분자 전구체는 유량제어기와 밸브를 이용해 투입량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임 교수는 "현재 고품질 2D 반도체 박막을 2인치 웨이퍼 수준까지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기판 표면과 전구체 공급, 가스 흐름 등을 조절해 결정 크기를 키우고 결함을 제어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는 2024년 처음 열린 '테크마켓'을 확대·개편한 기술사업화 행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GIST·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UNIST(울산과학기술원) 등 4대 과학기술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가 공동 주최했다.

4대 과기원이 각각 2건씩 총 8건의 사업화 유망 기술을 선보였으며, 연구자가 직접 기술의 개발 취지와 핵심 기능, 기존 기술과의 차별점, 산업적 활용성을 설명했다. 행사장 앞에는 상담회장도 마련돼 기술이전과 사업화를 검토하는 기업들이 연구자와 개별 상담을 진행했다.

임 교수는 각 연구팀의 성과를 축하하고 앞으로의 도전을 격려하기 위해 열린 시상식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심사는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COMPA)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기술의 완성도와 시장 연계 가능성, 산업적 파급효과 등을 토대로 진행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최우영 기자

미래산업부 유니콘팩토리에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취재합니다.

송정현 기자

안녕하세요. 미래산업부 송정현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