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이른 아침, 스마트폰으로 접속할 수 있는 한 온라인 법당에 47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였다. 산과 나무가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자연의 소리와 불경이 흐르고, 작은 동자승들이 법당을 돌아다니거나 방석에 앉아 절을 올린다. 서로 같은 공간에 머물지만 대화를 나눌 수는 없다. 최근 SNS(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온라인 사찰 '산사'의 모습이다.
산사는 개인 개발자 '메타몽'(metamong.dev)이 만든 가상 사찰이다.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홈페이지에 접속해 이용할 수 있다.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접속할 공간을 선택하면 '느긋한 구름', '은은한 달빛' 등 동자승 캐릭터의 이름이 자동으로 정해진다.
이용자는 동자승이 돼 법당을 돌아다니거나 방석에 앉아 절을 올릴 수 있다. 손가락으로 염주를 굴리는 것도 가능하다. 반야심경 독송과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된다.
특이한 점은 다른 이용자와 대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같은 법당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채팅이나 대화 기능은 없다. 개발자는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합석은 되는데 말은 못 걸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특별한 활동이나 소통을 요구하지 않는 공간에 이용자들이 몰리고 있다.
30일 산사의 '청연당' 서버 100개에 표시된 이용자는 모두 4679명이었다. 서버당 최대 수용 인원은 100명으로, 이 가운데 5개 서버는 정원을 모두 채웠다.
개발자는 전날 SNS를 통해 하루 접속자가 10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많은 이용자가 몰리면서 서버 수용 규모를 20명에서 100명, 1200명으로 늘렸고, 이후 1만명까지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인기에 서버 관련 문제가 발생한 데 대해서는 사과하면서 이용자들의 의견을 기능 개선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산사는 개발자가 일상에서 느낀 작은 불편함에서 출발했다. 개발자는 처음 서비스를 공개하면서 "절에 가면 좋을 것 같은 날이 있는데, 막상 가려면 또 부지런해야 하더라"며 온라인 사찰을 만들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이어 "절 한 번 하고 염주 조금 굴리다가 나와도 된다"며 "절까지 갈 기운 없는 분들, 여기서 잠깐 앉아 있다 가라"고 덧붙였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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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용자는 "아까 출근하면서 마음 다스리려고 다녀왔다. 나 절에 처음 가봤다"고 했고, 다른 이용자는 "무교인데 심신이 안정되는 것 같아 기분은 좋다"고 적었다.
또 "너무 힐링된다. 귀엽고 고마워. 내 아침을 기분 좋게 해줘서", "마음이 편해진다", "작업할 때 들어가서 앉아 있어야겠다" 등의 반응도 나왔다.
다른 사람과 대화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반기는 이용자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대문자 I(내향형)인데 여기선 맨 앞에 앉을 수 있어 좋다"고 적었다.
반면 접속자가 몰리면서 불편을 겪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용자들은 "오전에 접속했는데 자리가 없었다", "1200명이 꽉 차 있는데 이거 맞아?", "자리를 못 찾아가서 계속 서 있다" 등의 경험담을 남겼다.
개발자는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공용 목탁 소리가 거슬린다는 의견에 따라 해당 기능을 삭제하고 개인별 목탁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다른 사람이 앉아 있는 방석에 겹쳐 앉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도 적용했다.
앞으로 반야심경 외에 다양한 소리를 추가하고 목탁과 염주 기능을 개선하는 한편, 법당 공간도 확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