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에 '투어'는 발전을 위한 시험"

"오케스트라에 '투어'는 발전을 위한 시험"

이언주 기자
2011.07.29 07:05

[인터뷰]유럽투어 앞둔 정명훈 예술감독 "단원·지휘자·지원팀 같이 발전해야"

↑ 내달 유럽투어를 앞둔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은 "기업이 크기 위해서 투자를 얼마나 하느냐가 중요하듯 서울시향도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내달 유럽투어를 앞둔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은 "기업이 크기 위해서 투자를 얼마나 하느냐가 중요하듯 서울시향도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라를 발전시키는 두 가지는 '리코딩'(음반 녹음)과 '투어'(순회공연)라고 생각하는데, 특히 이번 투어는 큰 시험이다." 유럽 투어를 앞둔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사진·58)은 27일 이번 투어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서울시향은 지난 15일 아시아 오케스트라 최초로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사 도이체그라모폰(DG)과 첫 음반을 발매했고, 다음달 열리는 영국 에든버러국제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받아 또 한단계 도약했다. 내달 19일부터 27일까지 유럽 4개국 네덜란드(암스테르담), 오스트리아(그라페네크), 영국(에든버러), 독일(브레멘)을 순회하며 연주할 예정이다.

정 감독은 "같은 레퍼토리를 여러번 연주할 수 있어 좋고, 각 도시의 연주 홀마다 음향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장소와 다른 청중 앞에서 연주하면서 '듣는 귀'를 발달시키게 된다"며 "아주 잘 하는 음악가들의 연주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여유'를 우리도 배워야 하는데, 투어가 큰 도움이 된다"고 투어의 장점을 설명했다.

서울시향은 이번 유럽투어 프로그램으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과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 등 자주 연주되는 곡 중 다소 무게감 있는 레퍼토리를 골랐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많이 연주되는 곡이 더 힘든 것은 이미 음반도 많고 워낙 연주가 많이 돼서 비교가 저절로 되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한국 사람들은 '도전'할 때 더 잘하기 때문에 우리도 분명 잘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혹자는 왜 굳이 클래식이냐 할지 모르지만 클래식 음악은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며 특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세계 역사 속에 다른 음악도 많지만 클래식 음악은 베토벤 같은 천재 작곡가들이 나오면서 적어도 천년동안 발전했다"며 "한국 음악가들이 지금 당장 잘한다기 보다는 우리가 특별히 잘 하는 걸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기회를 놓치는 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1974년 21세 나이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피아노 부문 2위를 차지해 김포공항에서 서울시청까지 카퍼레이드를 벌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제14회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한국인 젊은 음악가 5명이 대거 입상한 데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열음 조성진은 내 그 나이 때보다 훨씬 잘 하는 것 같다"며 "꼭 이겨야 한다는 정신의 콩쿠르와 음악은 사실 잘 안 맞지만 더 많은 연주 기회를 갖기 위해서 젊은 연주자들에겐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이 이끄는 서울시향은 내달 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유럽투어에 앞서 프리뷰 공연을 열며, 이날 DG 레코딩 첫 발매를 기념해 정 감독의 사인회가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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