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세계청소년태권도캠프 참가한 싱가포르 수녀 '린다 심'

"태권도는 아동 환자들에게 고통을 견디게 하는 인내와 힘, 자신감을 주죠."
지난 1일부터 무주·서울·전주에서 진행 중인 제3회 세계청소년태권도캠프에 참여한 싱가포르 수녀 린다 심(57·사진)을 무주 반딧불체육관에서 만났다.
심 수녀의 양 옆에는 소아혈액암을 앓다가 태권도를 하면서 건강을 되찾은 그의 제자 홍레이군(15)과 인셰라양(14)이 함께 했다. 두 제자는 2007년 품새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개인전 복식)을 따기도 했다.
인셰라에게 태권도를 배우면서 어려운 점을 묻자 "전혀 힘들지 않았고 재밌었다"고 답했고 심 수녀는 "(태권도를 배우면서 병을 치료한 건)기적이다"라고 말했다.
여덟 살 때부터 무예에 관심이 있었던 심 수녀는 경찰이나 군인이 되고 싶었지만 연약하고 키도 작아 배울 기회가 없었고, 가족의 반대도 있었다. 그러나 열일곱 살 때 태권도를 무료로 가르쳐주는 성당에 가족 몰래 다니기 시작하면서 태권도를 본격적으로 배우게 됐다.
1978년 자국 겨루기 대회에 출전해 동메달을 따기도 했던 심 수녀는 이듬해에 수녀가 됐고, 태권도를 잠시 그만 둬야 했다. 그 후 프란체스코 수녀회의 본원이 있는 영국과 아프리카 짐바브웨 등에 파견을 나가면서 태권도와의 인연은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던 2004년, 심 수녀 부모의 병세가 쇠약해져 싱가포르로 돌아가면서 태권도를 다시 시작했다. 싱가포르태권도협회는 2006년 아시시 호스피스 아동병원에서 암을 비롯한 난치병을 앓는 환우들을 대상으로 무료 태권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심 수녀가 코치를 맡게 됐다.

그는 "태권도는 말하지 않고 그저 하는 것만으로 종교나 피부색에 상관없이 마음으로 하나가 된다"며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서 서로 주고받는 나눔의 정신이 태권도엔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태권도가 가르치는 봉사, 존경, 검소함, 형제·자매·가족간의 사랑과 같은 정신은 종교의 가치와 같은 맥락"이라며 "내가 군인이 되진 못했지만 정의와 평화를 위해 싸우는 하느님의 전사인 수녀가 됐다"고 밝게 웃었다.
심 수녀는 지난달 30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2011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품새선수권대회 여자 개인 장년 2부(51~60세)에 출전해 13명 중 10위를 차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