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왕궁의 추억, 소박한 수상시장의 매력"

"빛나는 왕궁의 추억, 소박한 수상시장의 매력"

방콕(태국)=최병일 기자
2011.09.14 10:18

'태국'…잊혀지지 않는 추억여행

[편집자주] 원색의 자연과 사람들의 따스한 미소가 아름다운 나라 태국의 또다른 매력은 쇼핑이다. 수상시장에서 보트를 타고 이뤄지는 이색적인 풍경에서는 태국의 내밀한 속살이 보이고 짜뚜짝 재래시장에선 태국 서민들의 체취가 느껴진다. 황금빛 사원과 고아한 아름다움이 빛나는 왕궁과 티크로 지은 짐 톰슨의 집까지 어느 것 하나 스쳐지나갈 수 없는 우아한 매력의 나라. 태국 그 빛나는 추억 속으로 떠나가보자.

- 꾸밈없는 태국의 삶 엿보는 수산시장…

- 태국의 영혼이 된 미국인 짐 톰슨의 집…

- 없는 것 없어 둘러만 봐도 좋은 짜뚜짝시장…

- 화려하게 빛나는 궁전과 함께 남은 추억들…

▲수상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들
▲수상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들

◇수상시장 - 분주한 삶 일상이 보여주는 낭만의 풍경

라트 마욤 수상시장은 태국 최대의 수상시장인 담넉 싸두악 수상시장 만큼 웅장한 크기를 자랑하지 않지만 아기자기하면서도 소박한 매력을 풍기는 곳이다.

수로 사이를 스치고 지나가는 배위에서 망고나 코코넛을 파는 상인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때로는 국수를 싣고 있거나 기념품 등을 파는 이들은 행색은 비록 남루해도 화사하기 그지없는 미소로 관광객들을 반긴다.

▲바나나로 조각하는 왕실 출신의 공예가
▲바나나로 조각하는 왕실 출신의 공예가

▲바나나 조각
▲바나나 조각

수로 중간에는 태국 사람들의 사는 풍경을 엿볼 수 있는 집이 한 채 있다. 마치 주인이 마실 나간 집처럼 집안의 가구도 그대로고 침대에 식탁까지 제자리에 놓여있다.

집 2층에서는 대대로 왕실에서 공예를 담당했던 장인이 바나나를 이용해서 용 모양의 장식을 만들고 있었다. 조각도구가 스치고 지나가면 신묘하게도 꿈뜰거리는 용이 만들어진다.

▲수상가옥의 모습
▲수상가옥의 모습

라트 마욤은 수상시장으로서의 기능보다는 관광객들이 즐기는 장소로 변모한 듯하다. 배는 수로 사이를 빠르게 스치고 지나간다. 배 사이로 수상가옥들이 보인다. 사람들의 모습은 어디나 똑같다. 수로 주변으로 아이들은 뛰놀고 주부들은 빨래를 하고 남자들은 담배를 피우며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무심한 눈으로 쳐다본다. 그렇게 삶은 스치고 지나간다.

▲짐 톰슨의 티크로 만든 집
▲짐 톰슨의 티크로 만든 집

◇짐톰슨의 집 - 태국의 영혼이 된 미국인 이야기

짐 톰슨이라는 미국인이 있었다. 1906년 미국 그린빌 델라웨어에서 태어난 그는 세계 제2차 대전이 일어났을 때 미 육군에 지원하여 1945년 태국에 파병되었다. 전쟁 중 귀국했다 종전 바로 이틀 후 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는 이미 태국의 아름다움에 반해버렸다. 어쩌면 그는 전생이 태국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태국에 영구 정착하여 살기로 한 짐 톰슨은 직물 컬러리스트이기도 했다.

수공예인 실크산업이 오랫동안 무시당해온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던 짐 톰슨은 실크 산업을 살리기 위해 헌신했다. 타이의 실크산업이 오늘날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도 그의 덕이었다. 짐 톰슨이라는 브랜드는 태국 쇼핑몰에서 고가에 판매되는 제품이 되었다.

짐 톰슨은 건축술에도 조예가 깊었다. 6개의 티크로 지어진 이집은 최소 200년 이상 된 오랜 집들을 아유타야에서 분해해서 현재의 장소로 이전 재건축한 것이었다. 외벽의 붉은색 페인트는 옛 태국 건물에서 종종 발견되는 방부제 같은 것이었다.

태국의 전통적 매력에 푹 빠진 짐 톰슨은 건축하는 과정에서도 종교적 의식들조차 빠뜨리지 않고 행했다. 1959년 봄 완공된 이후에도 당시 점술가들이 좋은 날이라고 믿었던 날에 입주하기 까지 했다.

집의 내부에는 짐 톰슨이 수집한 골동품과 도자기 회화 불상들로 가득하다. 작은 박물관을 방불케 하는 수집품들은 짐 톰슨이 차이나타운의 '나컨 까샘'이나 소도시를 직접 돌아다니며 구입한 것들이다.

짐 톰슨의 집은 일정 인원이 모이면 영어나 일어 프랑스어로 가이드 투어를 진행한다. 안타깝게도 한국어 투어는 아직 없다.

1967년 3월 톰슨은 친구들과 말레이시아 카메룬 고원으로 휴가를 떠난다. 그곳에서 그는 정글로 산책을 떠났다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다. 왜 그가 실종되었는지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마치 생떽쥐베리가 야간 비행을 하다 영원히 사라져버린 것처럼. 이후 짐 톰슨의 집은 재단에 귀속되었고 태국의 영원한 문화유산이 되었다.

◇짜뚜짝 시장 - 그저 둘러만 봐도 좋은 만물시장

태국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짜뚜짝은 그야말로 없는게 없는 만물시장이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열리는 주말시장인 짜뚜짝은 무려 1만 5000여개의 상점이 입점해 있다.

시장이라는 곳이 쇼핑을 위한 곳이지만 이곳은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일 방문객 30만에 이르는 짜뚜짝은 액세서리에서 의류 꽃 동·식물 중고서적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시장은 생각보다 넓다. 마치 미로처럼 상점을 돌아도 또 다른 상점이 나온다. 간간히 맛있는 간식을 파는 노점상들의 모습까지 겹치면 흡사 우리나라의 남대문 시장 같은 정겨움이 느껴진다.

불교 나라답게 다양한 불상과 불교 용품들을 볼 수도 있고 팝아트 작품들도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다. 태국 여행시 옷을 적게 가지고 왔다면 저렴한 가격의 티셔츠를 구입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짜뚜짝 시장은 주말에만 열리는 시장이다. 대략 아침 9시에 문을 열어 오후 6시경에 문을 닫는다. 시장에서는 물건만 파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인심까지 판다. 짝뚜짝 시장은 인간의 냄새가 난다.

가격 흥정만 잘하면 보다 저렴하게 물건을 살 수 있다. 그렇다고 타이의 유명한 짝퉁시장인 '팟퐁'처럼 무턱대고 가격을 후려치다가는 낭패 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혹서기에 접어든 시장은 숨이 막힐 정도로 덥다. 시장 어귀를 돌아서기만 해도 벌써 등 뒤로 땀이 줄줄 흐른다. 그럴 땐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한잔 하는 것도 쇼핑의 지혜. 달콤하면서도 향긋한 커피 맛이 더위마저 잊어버리게 만든다.

▲왕궁의 휘황한 모습
▲왕궁의 휘황한 모습

◇왕궁 - 빛나는 궁전 사라진 추억들

태국에 올 때마다 왕궁에 서게 된다. 태국을 대표하는 볼거리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왕궁의 작은 한 부분까지 그냥 스치고 지나갈 것이 없다. 왕궁은 단지 왕이 사는 집이 아니다. 태국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곳이고 태국 건축의 정수가 빛나는 곳이기도 하다.

▲왕궁의 옛 건물
▲왕궁의 옛 건물

현재의 왕궁은 '짜끄리 왕조'를 창시한 라마1세가 버마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톤부리에서 현재 왕궁이 자리한 랏따나꼬신으로 수도를 옮기면서 창건을 시작했다. 새로운 왕이 등극할 때마다 건물을 조금씩 재건축하거나 보수 확장해서 현재에 이르렀다.

현재 왕은 라마9세. 백성의 신망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백성이 어려울때 늘 함께 했던 왕은 태국의 아버지 같은 존재가 되었다. 라마9세는 두싯 지역에 찟라다 궁전에 머물고 있고 관광지로 개방된 왕궁은 라마 8세 때까지 역대 왕들의 공식적인 거주 공간이었다.

▲왕궁을 둘러보는 외국인들
▲왕궁을 둘러보는 외국인들

왕궁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휘황찬란한 사원은 왕궁사원인 '왓 프라깨우'다. 일명 '에메랄드 사원'으로 불리는 이 사원은 현재는 승려가 살지 않지만 라마교를 상징하는 다양한 문양과 문장으로 인해 볼거리가 가득하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황금탑. 부처님의 지혜의 말씀을 담은 벽화도 볼만하다. 신심을 안고 불상을 향해 경건하게 합장을 하는 태국인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뒤섞여 묘한 조화를 이룬다.

태국은 그렇게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소박한 풍경속에 담겨진 수상시장의 정겨운 모습 화사한 황금빛 왕궁까지. 그 모든 것이 태국의 얼굴이다. 그 얼굴이 좋아 우리는 태국을 수없이 찾으면서도 늘 그리움을 품고 사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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