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B.C 6세기 이솝, 한국정치에 영향을…"

[Book]"B.C 6세기 이솝, 한국정치에 영향을…"

백진엽 기자
2012.03.01 14:00

<세상이 주목한 책과 저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한국전쟁 와중인 1950년 평양 탈환 환영 시민대회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했던 말이다. 이 말의 원전은 이솝 우화에 나오는 '뭉치면 서고, 흩어지면 넘어진다'(United we stand, divided we fall)는 격언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정책인 '햇볕 정책'도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것은 바람이 아니라 햇볕이라는 이솝 우화와 밀접하다. 기원전 6세기를 살았던 노예 출신의 이솝이라는 저자의 삶과 생각이 현대 한국 정치사의 주요 대목에까지 연결되는 셈이다.

신간 '세상이 주목한 책과 저자'는 시대를 풍미했던 책과 저자에 대한 이야기다. 책보다 더 재미있는 저자들의 삶과 시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과 저자, 그리고 시대는 삼각형의 세 꼭짓점처럼 서로 불가분의 관계이다. 이 세가지 요인 중 어느 것이 우선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시대가 저자를 낳고 저자는 책을 쓰며, 책은 다시 세상과 시대를 만들기 때문이다.

시대가 낳은 저자로 이 책은 '한비자'를 쓴 한비를 꼽았다. 신하는 물론 부인과 자식까지도 군주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며 경계하는 냉정한 제왕학은 피흘리는 전쟁이 일상인 전국시대의 혼란상을 떠나서는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1776년 미국에서 출간된 토머스 페인의 '상식'은 한 권의 책이 시대를 격동시킨 뚜렷한 사례다. 미국인들의 독립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던 때, 페인은 '상식'을 통해 명백히 독립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미국 독립의 불가피성과 필연성을 구구절절 설파했고 그 내용들은 고스란히 1776년 7월 4일의 독립선언문에 반영됐다.

저자가 살아온 내력이 책에 고스란히 투영된 전형은 안데르센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운 오리 새끼'같은 어린 시절을 살았지만, 결국 성공한 동화작가, 즉 '백조'가 된 자신의 삶을 동화에 담았다. 현실에서 사랑을 얻지 못한 안데르센이 불멸을 염원하면서 쓴 동화는 '인어공주'다.

이 책에는 모두 36권의 책과 그 지은이들이 소개된다. 작품보다 파란만장한 저자, 그리고 그 저자들이 살았던 시대를 함께 살펴보는, 보다 풍요로운 독서를 가능하게 해준다.(김환영 지음/부키 펴냄/312쪽/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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