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천지간의 아득한 가야금 소리

[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천지간의 아득한 가야금 소리

오인태 시인
2013.05.31 07:00

<6>해조비빔밥과 '오동꽃'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수수꽃다리, 등꽃, 자운영, 지칭개, 엉겅퀴, 오동꽃 따위, 오월에 흔히 피는 꽃은 왜 하필 보랏빛일까요? 붉은 꽃과 푸른 잎이 어울려 서로에게 녹아들다보니 붉은색도 푸른색도 아닌, 그러나 붉은색이기도 하고 푸른색이기도 한, 절묘한 절충색이 바로 보랏빛이겠거니, 싶기도 한데요.

어쨌든 중간색이 있어서 색깔이 다양해진 것이니만큼 다양한 중간을 인정해야 마땅하겠건만, 중간지대를 허용치 않는 우리의 이념 스펙트럼은 극단으로 치닫기 일쑤지요? 중간지대가 튼튼할수록 상식의 영역도 그만큼 넓고 굳건해질 터인데 말입니다.

지금은 보수든 진보든 이념이 아니라 기본적인 상식을 회복해야 할 때가 아닌가싶은데요, 이념이 아닌 상식을 슬로건으로 내건 안철수의 정치실험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런지···

오월엔 이런저런 회식자리로 기름진 음식을 많이 드셨지요? 그래서 해조비빔밥과 멍게무침을 차려본 건데요. 요즘 남해금산 입구 주차장에서는 새로 뜯어 말린 바닷말들을 수북하니 쌓아놓고 팔더라고요. 밥을 비벼서 생김에 싸서 드셔보세요.

아, 오동꽃 지는, 가는 봄날의 저녁나절 귓전을 맴도는 천지간의 이 아득한 가야금 소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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