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비빔국수와 '땡긴다는 말'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페친들 중에 음식을 먹는 것을 가리켜 '흡입한다'고 표현하는 분이 계시던데요. 아무래도 용례가 마뜩찮아서 새삼스레 '흡입'이라는 낱말을 검색해봤더니 "외부의 물질을 구멍이나 입 따위를 통해 빨아들이거나 들이마심"이라고 풀이되어 있더군요.
그렇다면 밥을 단순히 '물질'로 본다는 것인데, 실은 '밥' 자체를 비하한다기보다 밥을 먹는 행위를 시니컬하게 표현한 것이겠지요. 그리고 주로 자신의 밥 먹는 행위를 두고서 하는 말인 걸 보면 '흡입'은 다분히 자조적인 표현이지 싶긴 한데요. 그래도 인문학적 의미가 거세된 이 '흡입'이라는 말이 영 귀에 거슬려 마치 밥 먹다 가시가 목에 걸린 듯해서 말입니다.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밥을 흡입하는 것이면 어린애한테 밥을 먹이는 일은 주입하는 건가요? 자동차 기름처럼?
삶이 참 신산하다 싶지요? 딱, 오늘 같은 날엔 국수를 매콤, 새콤, 달콤하게 비벼 땡겨볼까요? 혹시, 또 살고 싶은 의욕이 콧등에 송송 솟아날는지요.
그러고 보니 국수는 흡입한다는 표현이 더 걸맞다싶기도 하네요. 국수는 입이 미어터져라 끌어넣어야 제 맛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