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닭칼국수와 '반응'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아버님........, 열이 좀 있으세요.” 나이가 제법 든 남자 분들이라면 병원에서 흔히 듣게 되는 말이지요? 심지어 더 상냥한 간호사아가씨는 “아버님........, 열이 좀 계세요.” 이렇게 말하기도 하지요?
이런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아무렇지도 않다고요? 아버님이 계시는 게 아니라 열이 계시다는데도요? 예사로이 부려 쓰는 이런 물주문장(물건이 주어가 되는 문장)의 연원은 사실 더 오래된 것인데요. “애국가 제창이 있겠습니다.” “교장선생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경우지만, “국민의례를 갖겠습니다.” 다들 이렇게 써오시지 않으셨나요?
이런 문장은 이렇게 고치는 게 맞지요. “애국가를 제창하겠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말씀하시겠습니다.” “국민의례를 하겠습니다.” 이렇게 행위의 주체를 사람으로 명확하게 해야 하는데 물건이나 행위를 주어로 하다못해 극존칭을 예사로이 하니 말을 다루는 사람으로서 영 마뜩찮다는 건데요.
본디 우리말은 사람중심 문장이거늘, 왜 이렇게 물건중심 문장으로 바뀌었을까요? 퍼뜩 드는 생각엔 영어의 be동사, have동사 영향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길게 말하면 ‘꼰대스럽다’ 할 테고요. 벌써 여름으로 성큼 접어들었군요. 손쉽게 할 수 있는 닭칼국수로 두레밥상 한 번 차려보시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