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여행은 온몸으로 떠나는 독서랍니다"

"제게 여행은 온몸으로 떠나는 독서랍니다"

이언주 기자
2013.07.12 10:56

[인터뷰] 책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 펴낸 이석연 전 법제처장

전 법제처장 이석연 변호사 /사진=머니투데이DB
전 법제처장 이석연 변호사 /사진=머니투데이DB

"여행은 온 몸으로 떠나는 독서가 아닐까요? 여행하면서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여행을 하는 거죠. 여행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떠나는 것이지 단지 쉬러 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독서광으로 잘 알려진 이석연 전 법제처장(59)이 책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를 펴냈다. 헌법과 형법 등에 관한 묵직한 책을 주로 썼던 그는 2010년 8월 법제처장에서 물러난 뒤 지난해 11월 첫 번째 인문교양서인 <책, 인생을 사로잡다>를 썼고 이번에 인문탐사기행기 형식을 빌려 두 번째 책을 낸 것이다.

공직생활 당시 '쓴소리' 하기로도 유명했던 그는 여행의 정의를 내리는 데 있어 다소 예민할 정도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싶어 했다. 사전적으로 여행은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라고 했으나 이 전 처장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일을 목적으로 다른 곳에 간다면 여행이라기 보단 '출장'이 더 어울릴 듯 하고, 유람이 목적이라면 '관광'이란 말이 먼저 떠올라 여행의 고유한 가치가 훼손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여행의 정의를 이토록 탐색하게 된 것은 '배우고 익히고 실천하는 것'을 삶의 모토로 삼고 있는 저의 기질 탓이기도 하고, 또 사람들이 '여행기'에 대해 갖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분명히 정리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서요."

그가 '여행'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강조하는 이유는, 그에게 여행은 독서와 함께 삶을 지탱시키는 중요한 축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책을 단순한 여행에세이가 아닌 '인문탐사기행기'로 구분한 것은 적절해 보인다. <먼나라 이웃나라>의 저자 이원복 덕성여대 석좌교수는 추천사에서 "이 책은 그의 연륜과 인격, 해박한 역사지식과 깊은 사유가 어우러진 여행명상록이다"라고 했다.

이 전 처장은 여행을 통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고, 새로운 지혜에 탐닉하며 배움과 성찰의 계기를 추구한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진정한 여행의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했죠. 저에게 여행은 새로운 지역에 가서 단순히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계획을 세워서 직접 탐사하고 역사·인문·지리·풍습 등 종합적인 지식을 취득하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여행이 주는 낭만을 배제한다거나 여행을 무겁게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여행은 모험과 도전, 낭만의 묘미가 녹아 있으며, 사실상 생활의 연장으로 봐야 한다"며 "일상에서 일이 잘 안 풀리거나 방향을 새롭게 하기위한 계기로 삼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직자나 기업가, 젊은이들이 여행을 그렇게 인식하고 삶에서 잘 활용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정부나 기업 차원에서 해외에 공식 방문할 경우, 그 지역에 관해 충분히 공부하고 준비해가라고 조언한다. 비즈니스를 할 때라도 그 나라의 역사나 풍습 등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 안 풀릴 일도 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지구촌 곳곳을 탐사하며 갈구했던 인문학적 지식과 역사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유럽 문화의 흐름과 역사, 파나마와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정치, 미국의 실체와 저력 등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풀었다. 시의적으로 민감해 발표를 주저했던 함경남도 함흥, 평양, 이준 열사 생가 등 북한 탐사기도 객관적으로 소개했다.

우리는 앞으로도 이 전 처장의 지혜와 연륜, 풍부한 역사지식을 책을 통해 만나보게 될 것이다. 그는 100차례 이상 다녀온 중국과 일본에 대해 역사적 사실과 현실을 연결시켜 테마 탐사기를 집필할 생각이다. 또 한국사회의 현실과 국가공동체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정리해 책으로 쓰거나 대담을 나눌 계획이다.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이석연 지음. 까만양 펴냄. 360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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