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리 형과 한 무대에 서다니, 정말 기대돼요"

"마이클리 형과 한 무대에 서다니, 정말 기대돼요"

이언주 기자
2013.08.17 07:00

[인터뷰]'노트르담 드 파리' 콰지모토役 홍광호··· "샹송냄새 이끌려 제3국 작품에 첫발"

자신을 '뮤지컬배우 출신 뮤지컬배우'라고 거듭 강조하는 홍광호. 그를 만날 때마다 느끼는 것은 뮤지컬에 대한 애정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 공연이야기를 하면 마치 애인을 소개하는 듯, 부모가 자식을 아끼는 듯하다. /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
자신을 '뮤지컬배우 출신 뮤지컬배우'라고 거듭 강조하는 홍광호. 그를 만날 때마다 느끼는 것은 뮤지컬에 대한 애정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 공연이야기를 하면 마치 애인을 소개하는 듯, 부모가 자식을 아끼는 듯하다. /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

"이번 작품을 선택한 것은 음악이 저를 끌어당겼기 때문이에요. 샹송냄새도 나면서 팝적이고 클래식한 프랑스뮤지컬 특유의 매력이랄까요?"

다음 달 개막하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주역 '콰지모토' 역을 맡은 홍광호는 "영미권이나 국내 창작뮤지컬이 아닌 제3국의 작품은 처음"이라며 이번 공연을 하게 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올해 3월까지 '살짜기 옵서예'에 출연한 이후 TV출연과 단독콘서트인 '홍서트'를 열었지만 뮤지컬 무대는 6개월 만에 서는 것이다.

콘서트 실황음반 발매=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제 인생에서 가장 길게 쉬어본 것 같다"며 "쉬는 동안 콘서트도 열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큰 사랑을 받아서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잘 쉬었다지만 콘서트를 위해 색소폰도 배우고 피아노 레슨도 받았다. 좋은 발음으로 팝송을 부르기 위해 '영국식 영어' 과외까지 받으며 바쁘게 준비했지만, 뮤지컬배우가 뮤지컬을 하지 않았으니 그에겐 '쉬는 시간'이었던 게다.

지난 콘서트가 팬들에겐 멋진 선물이 됐을 거라고 칭찬하자 그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어쩌면 콘서트 실황음반이 나올지도 몰라요. 사실 제가 라이선스 따려고 노래연습을 엄청 열심히 해서 불렀거든요. '브링 힘 홈'(Bring him home)이나 '뮤직 오브 더 나잇'(Music of the night) 같은 곡은 꼭 남기고 싶어서요. 콘서트에 못 오신 분들과도 그날의 추억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 음반을 내기로 마음먹었어요."

라이선스를 받는 과정이 쉽지 않다고 하지만 입 무거운 그가 이정도로 이야기 하는 걸 보니 일이 잘 풀려가나 보다. 그는 "아마도 발매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제 노래, 강식이형에게 배운 것=그가 요즘 설레는 또 다른 이유는 이번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마이클리와 한 무대에 서게 됐기 때문이다. 해설자이자 음유시인인 '그랭구와르' 역을 맡게 된 마이클리와 홍광호의 인연은 특별하다.

홍광호는 2006년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서 앙상블(조연) 겸 주인공 크리스 역할의 커버(주연배우 부재 시 투입되는 배우)로 출연했다. 그 당시, 크리스를 맡았던 배우가 바로 마이클리였던 것. 홍광호는 마이클리의 노래와 연기를 보고 배우며 크리스 역을 당당히 소화했고, 주연배우로서의 가능성과 존재감을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

"마이클리 형 한국이름이 이강식이에요. 저는 강식이 형이라고 부르는데, 형과의 첫 대면이 생생해요. 크리스 역 최종 오디션을 보러갔다가 오디션장에서 웬 CD를 틀어놓은 소리가 나는 거에요. '아 이건 특유의 브로드웨이 배우 소리구나, 한국사람 목소리는 아니다'라고 생각했는데 강식이 형이었어요. 한국말로 노래했지만 마치 영어처럼 부르더라고요. 영어 발음할 때 나는 특유의 울림 있잖아요, 그걸 어깨너머로 배워서 제가 지금까지 써먹고 있는 거에요. 형이 노래하는 걸 보면서 감탄하고 소름끼쳤던 게 아직도 생각납니다."

앙상블 배우였던 자신에게 무한한 친절과 가르침을 동시에 주었던 마이클리에 대한 고마움은 절대 잊을 수 없단다. 당시 마이클리의 노래뿐만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과 태도까지 배우고 싶었다는 그는 그토록 존경하는 배우와 한 무대에 서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진실한 사랑의 의미 전하고파='콰지모토'는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 꼽추로,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보내는 순수한 인물이다. 홍광호는 굽은 등에 애꾸눈, 절름발이의 모습을 한 그런 콰지모토를 통해 진실한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단다.

"콰지모토는 단지 외모에 장애가 있을 뿐이지만, 정신과 마음에 장애를 지닌 사람들이 더 많죠. 아무리 외모지상주의 세상이라지만 진심어린 사랑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어요."

또 "홍광호라는 인물이 워낙 외모나 스펙이 안받쳐주는 사람이다 보니, 이번 역할은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보여주면 될 것 같다"며 시원하게 웃는다. 본격적인 연습을 앞둔 그에게 새 작품에 대한 각오를 묻자, 이제는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길뿐이라며 뮤지컬 배우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드러냈다.

"다양한 스펙을 가진 재능 있는 배우들이 함께 뮤지컬계를 이끌고 있지만, 저는 앙상블부터 시작한 '뮤지컬배우 출신 뮤지컬배우'로서의 소임을 다할 겁니다. 외국 배우 못지않은 훌륭한 우리 배우들과 함께 프랑스 오리지널 공연을 뛰어넘는 큰 감동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요즘 홍광호의 카카오톡에는 '잠언 16:18'이라고 쓰여 있다. 이 성경구절의 내용은 이렇다. "교만은 파멸의 앞잡이이고, 거만한 영은 걸려 넘어짐의 앞잡이이다." 그가 주목받고 칭찬받을수록 되새기는 단어가 바로 '겸손'이다. '순수배우'로 인정받으며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또 다른 이유가 아닐까. /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
요즘 홍광호의 카카오톡에는 '잠언 16:18'이라고 쓰여 있다. 이 성경구절의 내용은 이렇다. "교만은 파멸의 앞잡이이고, 거만한 영은 걸려 넘어짐의 앞잡이이다." 그가 주목받고 칭찬받을수록 되새기는 단어가 바로 '겸손'이다. '순수배우'로 인정받으며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또 다른 이유가 아닐까. /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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