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큰볼락구이와 된장콩잎,'사람의 가슴에도 레일이 있다'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북경에서 보낸 3박 4일 동안 밥알은 목구멍에 안 넘겼는데요. 아니, 못 넘긴 거지요. 밥알이 풀풀 날아갈 것 같은 데다 잡곡 한 톨 섞이지 않은 흰쌀밥이라 도무지 젓가락이 가지를 않았거든요. 중국식은 무엇이든 기름에 볶거나 튀긴 것이어서 밤에 맥주에 소주를 말아 마시는 것으로 허기를 때웠지요. 그나마 매일 아침밥은 호텔식이어서 빵과 찐 계란과 채소 샐러드로 배를 채웠고요.
큰 볼락 칼집구이, 된장콩잎, 가죽장아찌, 소라감자국, 그리고 잡곡밥......, 끼니때마다 눈에 아른거렸던 것들입니다.
중국 여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그림은 북경체육대학에서 본, 왕위인가 하는 선수의 왼발뿐인 족적이었습니다. 이 대학 출신 가운데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의 발을 본떠서 대리석에 새겨두었는데 이 선수는 아마도 세계장애인올림픽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모양입니다. 이 학교의 역사가 중단되지 않는 한 이들의 족적도 지워지지 않겠지요.
화인처럼 지워지지 않는 사람이 있어, 불현듯 가슴을 자박자박 밟고 지나가는 듯한 그런 날이 있지 않던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