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국민의 일상을 편하게하는 정치

[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국민의 일상을 편하게하는 정치

오인태 시인
2013.09.11 07:45

<50>비빔라면과 문어숙회, '잠자리의 눈'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아침에 일어나 밥 먹고 일터 나가거나 학교 가서 공부하고 저녁에 귀가해서 저녁밥 먹고 텔레비전을 보거나 책 읽고 잠자리에 드는, 이것이 누구나의 일상이겠지요. 이런 일상을 함께하는 공동체 단위가 가족이고요. 그러나 아무래도 낮 동안은 전업주부나 어린애를 제외한 가족 모두 바깥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가족이래야 기껏 저녁밥상에서나 서로 얼굴을 마주볼 수 있을 텐데요. 평화란 다름 아닌 가족단위든 개인이든 이 ‘일상성’이 평온하게 유지되는 상태가 아닐는지요. 전쟁에 대한 두려움도 바로 일상성이 파괴되는 데 대한 두려움일 테고요.

문제는 지금이 전시가 아닌데도 가족들과 최소한 저녁밥을 같이 먹는 정도의 일상성조차 유지되지 않는다는 거지요. 정치란 게 무언가요. 무엇보다 국민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매일의 일상을 편안하고 안정되게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인데 오히려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매일의 일상을 불편하게 하니 말입니다.

혼자라도 이렇게 어김없이 밥상을 차리는 것은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 일상을 스스로 지키려는 의지겠지만, 오늘따라 수저가 참 무겁군요. 일상의 무게가 갈수록 녹록치 않다는……. 느낌 아시지요?

손끝하나 움직이기 싫어서 라면을 끓이다가 여기서 퍼지면 심신이 국수가닥처럼 불어터질 것 같아 라면을 얼른 건져 찬물에 씻어서 열무 좀 넣고 비벼봤습니다. 문어숙회는 연일 쌓이는, 숙취해소용인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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