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청국장과 가죽부각 그리고 '공생'

해직교사 시절, 지역신문사 편집국장으로 일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편집주간을 맡아서 같이 일을 하던 교수님은 고기라곤 입에 대지도 않은 분이었지요. 처음엔 천성이 고기를 싫어하는 채식주의자인가 보다고 대수롭잖게 여겼는데, 한 번은 고기를 많이 먹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환경문제와 연관시켜 칼럼을 쓰셨더군요. 그 글을 읽고 크게 공감하여 복직해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그 분의 논리를 종종 수업 중에 펼쳤지요.
이런 논지였는데요. “환경보존의 가장 좋은 방법은 적게 먹고 적게 쓰는 것이다.” “너희들이 평생 먹는 소가 세 마리 쯤 된다 치자. 소 한 마리가 먹는 풀을 최소한 10톤으로 쳐도 소 3마리를 먹는 것은 30톤의 풀을 함께 먹어치우는 셈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금세 눈을 똥그랗게 뜨며 놀라워하는 눈치를 보이곤 했지요.
이쯤 되면 이야기는 “이 풀들이 어떤 존재들이냐. 바로 우리에게 산소와 수분을 공급해주고, 마침내는 제 몸을 통째로 동물들에게 먹이로 제공하는 것들이다. 이 풀들을 먹고 사는 다른 동물들도 제 몸뚱어리를 더 큰 동물이나 인간에게 바치고 삶을 마감한다. 그런데 평생 수많은 식물과 동물들을 먹어치우는 인간들만 유독 이 생태계에 헌신하지 않고, 죽어서도 미라를 만들고, 화장을 해서 분해자인 미생물이나 생산자인 식물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까지 나아가다가 마침내 “나는 죽으면 수목장을 할 것이다”는 자못 엉뚱하고도 비장한 선언까지 하기도 했는데요.
소고기 먹고 기분 낼 일만은 아니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