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우리말에 대한 예의

[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우리말에 대한 예의

오인태 시인
2013.12.20 08:18

<92>굴떡국 그리고 '난세의 눈'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200자 원고지 10매 가량의 글을 쓴다고 가정할 때, 국어사전을 몇 차례나 펼쳐 보시는가요? 한 달, 아니면 일 년 동안에는 또 과연 몇 번이나 국어사전을 뒤적이시는가요?

말하고 글 쓰는 일을 업으로 하는 이들, 예컨대 문인이나 교수, 신문기자나 교사들의 글, 심지어 정부 공문서조차 띄어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잘못 선택된 어휘, 틀린 맞춤법을 발견하는 일이 수두룩해서 다짜고짜 던져보는 질문입니다.

생뚱맞다 여길 수도 있겠고, 더러는 당황했을 수도 있겠는데요. 그러나 누군가 자신이 쓴 글을 읽으며 애써 설파하고자 하는 내용에는 관심도 없이 잘못 부려 쓴 맞춤법이나 어휘 따위, 글쓰기의 기초와 기본에 해당하는 문제를 까탈 잡아 혀를 찰 것을 생각하면 머리끝이 쭈뼛해지지 않으신가요?

평생 글 쓰는 일을 해온 저도 200자원고지 10매 남짓한 신문칼럼 같은 짧은 글을 쓸 때도 국어사전을 몇 번씩 뒤적이는데요. 그리고 최소한 글을 예닐곱 번은 고치고 다듬기 마련인데요. 그렇게 하는 것이 독자에 대한 도리일 뿐 아니라 우리말과 스스로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는 탓이지요. 그래도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 낯 뜨거울 때가 많더군요.

이렇게 시절이 하수상하고 뒤숭숭할 때일수록 말 단속을 잘 해야겠지요? 그렇다고 할 말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말을 하되 말을 말답게 해서 말의 권위와 위력을 높이자는 건데요.

굴떡국 한 그릇 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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