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멍게젓갈, 어리굴젓, 청어알젓 그리고 '새 떼'

그동안 <오인태의 시가 있는 밥상>에 실었던 글과 사진을 가려 한 권의 책으로 내게 되었습니다. 아마 오늘 내일 중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겁니다. 보시다시피 이 꼭지는 매번 시 하나, 에세이 하나, 상차림 하나를 실었는데 [시가 있는 밥상]이라고 제목 붙인 이 책에는 지금까지 연재한 것 중에서 시 60편, 에세이 60편, 그리고 60종류의 상차림을 가려 묶었습니다.
제 페이스북 담벼락이나 여기 머니투데이에 실을 때는 탈장르적이기도 하고 통합장르적이기도 한 이런 틀의 꼭지를 내거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으나 이걸 종이책으로 만들려다 보니 책의 제목을 정하는 일도, 표지와 본문을 구성하는 일도 간단치가 않았습니다. 서로 다른 형식과 코드들을 결합시키는 작업이었던 탓이지요. 시집도 아니고, 그렇다고 산문집도 아니고. 요리책은 더구나 아닌, 어정쩡한 그리고 유례가 없는……, 이런 난관은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습니다.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의견을 물었던 건데요. 수백 명의 친구들이 댓글로 의견을 내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가 있는 밥상]이라는 책제목이 정해지고 표지가 구성된 것입니다.
‘실종과 부재의 시대’라 할 만한 오늘을 사는 우리가 잃고 있는 핵심가치체계를 저는 네 가지로 짚고 있습니다. 바로 이 책의 주요코드로 장치한 ‘시’와 ‘인문정신’, 그리고 밥상으로 상징된 ‘집’과 저녁으로 대변된 ‘일상’이지요. 요컨대, 제가 차린 밥상은 단순한 음식의 집합이 아니라 공동체의 일상을 복원하고자 하는 의지이자 간절한 염원의 결정체인 셈인데요. 건강한 공동체의 복원을 가능하게 하는 정신적 토대, 또는 매개체를 시와 인문정신으로 본 거지요.
시든, 산문이든, 밥상이든 아무쪼록 이 책이 이웃들에게 한 그릇의 따뜻한 위안과 희망이 되길 바랄 따름입니다.
혹시 단 한 편이라도 외우고 있는 시가 있으신지요? 없다면 이런 시는 어떤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