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어떻게 시간을 지배할 것인가'

퇴근 한 시간 전, 자꾸만 컴퓨터 모니터 속 시계에 눈이 간다. 10분은 지났겠지 하고 다시 시계를 보면 어김없이 기대감은 깨진다. 고작 2~3분이 흘렀을 뿐. 반대로 아침에 일어나기 전 "5분만 더"하고 누웠다가 20~30분이 지나버려 낭패를 보기도 한다.
시계가 없다면, 시간을 가늠 할 수 있는 햇빛도 없는 곳에 갇힌다면 사람은 시간을 잴 수 있을까? 이 무모한 궁금증을 실험으로 옮긴 과학자가 있다. 그는 물리적 시간과 생체 시계가 일치하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빙하 동굴에서 1500시간 동안 홀로 생활했다. 매일 같은 시간이라고 '생각되는' 시간에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실험이 끝나는 날, 그가 만든 달력은 실제 시간과 25일이나 차이가 났다. 그것도 빠른 것이 아닌 더 늦었다. 이 실험으로 뇌의 하루는 '24시간 31분'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는 모두 시간을 왜곡한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설명하며 "좋은 사람과 보내는 30분은 5분처럼 빨리 지나가지만, 지루한 기차 여행은 5분도 30분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시간이 절대적인 것이 아닌, 상대적인 것임을 뜻한다. 모든 사람에게 하루에 24시간이 주어지지만 그 시간을 '인식'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래서 24시간이 부족한 사람도 있고, 늘 여유롭게 하루를 설계하는 사람도 생긴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주인공처럼 시간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시간을 지배할 수는 있다. 보스턴대학 심리학 강사 클라우디아 해먼드는 '어떻게 시간을 지배할 것인가'를 통해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시간이 부족한 이유를 '계획 오류' 때문이라고 말한다. 계획 오류는 어떤 일에 걸리는 시간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뜻한다. 제작 기간만 71년이 걸린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처음 예상 일정이 겨우 2개월 이었다는 사실은 계획 오류의 단적인 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이정도 시간이면 충분해"라는 생각이 우리의 시간을 갉아 먹는 범인이다.
이 책은 과학적 실험과 심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시간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시간에 쫓기는 사람에서 시간을 리드하는 사람으로' 시간 인식의 원리를 아는 순간 당신의 1분은 1시간이 된다. 고백하자면 마감에 쫓겨 부랴부랴 책을 읽고 기사를 쓰는 내내 얼굴이 붉혀졌다. 시간이 없다고 투덜댄 것을 반성하며 다시 '어떻게 시간을 지배할 것인가' 첫 장을 펼친다.
◇어떻게 시간을 지배할 것인가=클라우디아 해먼드 지음. 이아린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284쪽. 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