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대 시인의 특별한 문인화] '아버지'

[김주대 시인의 특별한 문인화] '아버지'

김주대 시인문인화가
2014.02.18 08:49

<4>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편집자주] "나는 세상의 풍경을 읽는 자가 아니라 풍경 속의 일부가 되어 풍경과 나란히 걷고 있는 자이다."(김주대 시인)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는 얇디 얇은 울림판 같은 몸을 가진 그는 모든 존재를 의미 있는 기호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그는 풍경 속에서, 거대하게는 우주의 근원에서 솟구쳐 오르는 어떤 징후를 감지하고 광인처럼 소리치는 사람이다. 생의 우연한 순간에 마주친 모든 존재가 그에게 가서 그림이 되고 시가 된다. 그의 문인화가 특별한 이유이다.

아버지요, 제가 아버지를 모를 때에도 저는 이미 아버지의 일부였고, 이제는 돌아가셨지만 지금도 저는 아버지의 일부라요. 아버지요, 미안해요. 몇 해째 산소에 가보지도 못한 못난 아들, 용서하세요. 살아서 아버지는 제게 기대하는 게 참 많았지요. 그래서 저를 못살게 굴고 제 꿈을 꺾고 심지어 저를 때리기까지 하셨지만 그것은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애착이었던 것이었어요.

이제 알 것 같아요. 그래도 참 심했지요. 기억나시나요? 저 두들겨 패서 눈 펑펑 내리는 밤에 쫓아내시던 거. 지금 생각하면 다 아픈 일이라요. 그런 아버지를 이제 저는 저에게서 봐요. 가끔 제가 아버지가 된 느낌이 들어요. 한숨을 쉬다가 한숨 쉬는 제 모습이 아버지를 똑 닮았다는 생각을 하고는 얼마나 소름이 끼쳤던지요. 아버지는 무덤에 계시니 더 이상 나이가 들지 않으시겠지요?

히~ 저도 이제 아버지 나이를 거의 다 따라잡았어요. 너무 외로워 마시고 잘 계세요. 제가 좀 잘 살고, 아버지의 손자 손녀들도 좀 잘 살고, 그게 아버지의 뜻이라는 것도 잘 알아요. 나중에 나중에 만나요. 아버지, 아버지는 아버지 누가 뭐래도 우리 아버지. 아버지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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