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뇌물 사건으로 본 진실 게임 '홍두깨'

'밤중 홍두깨'라는 표현처럼 갑자기 송사에 휘말린 주인공. 해외 근무도 그만두고 여동생 남편을 '정의'라는 이름으로 구하기 위해 진실을 추적하는 법정 이야기는 거창하진 않지만,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운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홍두깨'는 중견 변호사 천낙봉의 실화 변론 사건(경찰 수사과장의 음독 자살기도 사건)을 주동하 작가가 소설 형태로 옮긴 것이다. 경찰 간부인 여동생 남편이 뇌물 사건에 휘말리면서 본격적인 '진실게임'이 펼쳐진다.
뇌물 수수로 고발한 옛 부하, 그 부하와 동조한 아내와 애인을 둘러싸며 벌어지는 이야기엔 인맥으로 연결된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 방식, 검찰 기소 독점주의 같은 정의로 둔갑한 부정의에 대한 속살이 은연히 드러난다.
여기에 배반으로 당한 고통은 배반으로 치유할 있다는 인간의 불가피한 선택이나, 불행을 딛고 일어서는 삶이 진짜 행복이라는 평범하지만 불변의 공식들이 양념처럼 섞여 인간 삶의 근원을 되짚는다.
책은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어려운 용어도, 복잡하게 얽힌 사건의 구성도 넣지 않았다. 단조로운 내용이지만 약간의 긴장감이 느껴질 만큼 스릴러의 향기도 스며있다. 차가운 법정 얘기 한 단락을 지나면, 거리 풍경 묘사와 음식 추억들이 교차로 삽입돼 읽는 맛을 배가시킨다. 다만 '무엇이 정의인가'라는 부제는 책읽기의 부담이다.
◇홍두깨=주동하 지음. 나래짓 펴냄. 191쪽/ 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