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부추겉절이와 '파옥초'
[편집자주] 페이스북과 본지를 통해 밥상 앞으로 독자들을 불러 모아 자신의 시를 읽어 주던 시인이 이번에는 동료시인의 시를 읽어준다. 맛난 시를 골라 맛나게 읽어준다는 취지다. 물론 이번에도 밥이 빠질 수 없다. 본지 100회 연재를 한 [오인태의 시가 있는 밥상] 속편이라 할 수 있는 이 코너에서는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밥상 차림에 대한 시인만의 비법도 함께 제공한다. 밥상을 둘러싼 공동체 삶의 복원에 대한 시인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여기 아랫녘에서는 대개들 부추를 정구지라 한다. 정월부터 구월까지 베먹을 수 있다고 ‘정구지’란다. 그러나 정구지를 ‘파옥초’ ‘벽파초’라 이르기도 하고, “아시(첫물)정구지는 사위한테도 주지 않는다.”는 속설로 미루어 혹시 정구지가 ‘精久支’라는 뜻의 말이 아닌가, 하는 언어적 상상력을 발휘해보기도 하는 것인데,
어디 힘이 꼭 그 일에만 소용될 것인가. 도무지 모든 의욕을 잃고 무력감에 빠져있는 요즘, 정구지가 힘을 돋우고 지탱하는 데 요긴하다면 애써 먹고 힘을 써볼 일이다. ‘국가개조’든, ‘국민혁명’이든 힘이 있어야 될 거 아닌가.
집이든 벽이든 다 부숴버리고 다시 시작해야한다. 정말이지 이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