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보여주기 식' 안전점검 이대로 좋은가

[기자수첩]'보여주기 식' 안전점검 이대로 좋은가

이지혜 기자
2014.06.24 06:35

최근 만난 한 리조트업체 관계자는 "입사 이래 지금처럼 힘들 적이 없을 정도로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 달에도 몇 번씩 반복되는 관청의 안전점검을 준비하느라 녹초가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월 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 직후부터 안전점검을 대대적으로 강화했다"며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 점검은 더욱 빈번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소방과 가스, 시설물 점검 때문에 도청과 시청, 구청 등에서 번갈아가며 공무원들이 점검을 나오다보니 안전점검이 주례 행사처럼 됐다"고 말했다.

리조트업계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안전점검에는 꼬박 하루가 걸린다. 점검하는 동안 직원들이 내내 붙어 다니며 설명과 지원을 해줘야 한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고 이후 실시하는 점검이어서 더 꼼꼼하고 세심하게 보기 때문에 직원들의 긴장감도 최고조에 달한다. 만에 하나 고객들에게 안전점검이 이상하게 비쳐질까봐 더욱 신경 쓰인다.

또 다른 리조트업체 관계자도 "지난주에 도청에서 나와 안전점검을 실시했는데, 이번 주에는 시청에서 똑같은 점검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뿐 아니다. 다음 주에는 소방서와 가스공사에서 점검을 나올 예정이다. 비슷한 항목의 점검이 반복되다보니 '점검을 위한 점검'에 그칠 공산이 높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안전을 총괄하는 안전행정부는 이처럼 잦은 점검에 대해 법에 따른 행정이라고 설명한다. 안행부 관계자는 "법에서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한 점검을 하는 것이고, 고양터미널 화재 등 예상하지 못한 사고로 특별히 임시점검을 하는 지자체도 있다"고 밝혔다. 안전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기 때문에 각 지자체장이 내리는 지시도 더욱 많아졌다.

물론 안전이 온 국민의 화두인 것은 두 말할 나위 없다. 돌다리도 백번 두들겨 보고 건너는 것이 맞다. 하지만 사고만 나면 여기저기서 안전점검에 나서는 사후 약방문 식 점검은 업체들을 되레 힘들게만 한다.

중복 점검은 업체들에게 피로감만 안겨준다. 구청에서 점검해 오케이 한 항목을 몇주 주기로 시청이나 도청이 그대로 다시 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 해당 지자체 공무원들이 "우리는 할 일을 했다"고 말하기 위한 점검이 아니라 공동 점검에 나서거나 점검 주기를 현실화하는 식으로 개선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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