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지금이라도 중국을 공부하라'…기회의 땅 중국? 알지 못하면 재앙이 땅이기도

한국인 사업가가 중국에서 열린 중요한 비즈니스 행사에 참가했다. 중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중국인 직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평소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중국 현지 직원과 소통하는데도 관심이 많았던 한국인 사업가는 행사 내내 중국인 직원들과 허물없이 어울렸다. 하지만 이 사업가는 그 후 내내 중국인 직원들 사이에서 웃음거리가 됐다. 그가 다름 아닌 녹색 계통의 모자를 쓴 것이 화근이었다. 중국에서 남자가 녹색 모자를 쓰는 것은 "내 아내가 바람났다"는 뜻이었다.
이상한 것은 그를 보좌한 중국인 직원들이 행사가 끝날 때까지 '녹색 모자의 진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는데 있다. 그들은 왜 이런 치명적이고 황당한 실수를 말해주지 않았을까.
중국인들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 특유의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듣기 좋은 얘기는 해줄 지언정 들어서 기분 나쁠 것 같은 이야기는 입 밖에 꺼내지도 않는 것이 중국인의 정서다. 한국인 사업가가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다고 해도 아무도 그의 녹색 모자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녹색 모자' 해프닝은 중국인과 한국인의 사고방식 차이가 얼마나 깊은 지 잘 알려주는 단적인 예다. 한국인은 중국을 엄청난 기회의 땅으로 여기지만 실제로 중국에 대해서는 이렇게 무지한 경우가 많다.
미국과 더불어 세계 2강의 수퍼 파워로 부상한 중국을 배우자는 열풍이 거세다. 하지만 중국과 중국인의 이면에 감춰진 본 모습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중국은 기회가 아니라 재앙의 땅이 될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중국을 공부하라'는 중국과 중국인을 관통하는 맥과 관계의 급소를 잡는 방법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저자 류재윤은 삼성그룹 중국주재원으로 재직하며 중국에서의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15년만에 대리에서 상무로 7단계나 승진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지금도 중국 베이징대에서 사회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여전히 중국을 공부하고 있다. 이 책에는 그가 체험하고 깨달은 중국의 노하우가 오롯이 담겨있다. 고전과 현대, 이론과 현장을 오가며 중국과 중국인을 꿰뚫는 규칙과 설득 전략은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장밋빛 전망을 안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실패 소식이 최근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잘못된 '시야'에 있다. 선입견과 편견을 통해 재단된 '한국인의 시야'로 중국 사업에 뛰어든다면 '백전백패'다. 중국인의 내면을 깊이 알고 싶고, 중국에서 다양한 기회를 잡으려는 한국인들에게 이 책은 필독서가 될 법하다.
◇지금이라도 중국을 공부하라= 류재윤 지음, 센추리원 펴냄, 316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