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추리소설의 또 다른 영역을 개척한 '사신의 7일'

"인생의 일주일을 헛되이 보낸다면 백년도 헛되이 보낼 테지."
당신의 삶이 일주일만 남았다면 어떤 일을 하겠는가?
사신치바가 8년 만에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일본에서만 100만 부가 팔린 '사신 치바'의 후속작 '사신의 7일'은 여섯 개의 에피소드를 모은 연작 소설이었던 전작과 달리 장편소설로 출간됐다.
사신 치바는 '사고사'로 결정된 사람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불쑥 나타난다. 그의 임무는 일주일 동안 그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고, 8일째 되는 날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가'와 그 사람의 남아있는 수명을 다 살 수 있는 '보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사신들에게 그것은 단순한 업무다. '보류'가 내려지는 것은 극히 드물다. 보통의 사신들은 그 사람을 관찰하는 업무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 인간 세계에 내려와 각자의 취미생활을 즐기다 8일째 되는 날 '가(죽음)'를 선택하고 자신들의 세계로 돌아간다.
소설 속 전능한 죽음의 신들은 나태한 공무원처럼 행동한다. 이 시리즈가 다른 추리소설과 분명히 구분되는 지점이고, 치바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이번 시리즈는 장편 인만큼 전작보다 더 치밀하게 짜여 진 플롯의 힘이 돋보인다. '천재 사이코패스' 범죄자인 혼조와 벌이는 두뇌 싸움은 전작에서 조금은 부족했던 추리소설의 재미를 극명하게 살려냈다.
치바가 야마노베의 곁에 머무는 기간은 단 7일. 일주일 뒤 치바는 야마노베의 죽음의 가부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야마노베는 그런 사실도 모른 채 딸을 죽인 혼조에 대한 복수를 꿈꾼다. '사신의 7일'은 치바의 관찰과 야마노베의 복수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7일 동안의 일을 치바와 야마노베의 시점으로 번갈아가며 보여준다. 그런데 딸의 복수를 간절히 꿈꾸는 야마노베의 구체적인 계획이나 실행력은 어설프기만 하다. 오히려 천재 사이코패스인 혼조의 계략에 빠져 자신이 범죄자가 될 위기에 봉착한다.
치바는 야마노베의 복수를 돕고 혼조의 죄를 밝혀낼까? 7일 후 치바는 야마노베에게 죽음을 선고할까? 사신과 복수를 꿈꾸는 인간. 사이코패스. 미궁에 빠진 사건. 기발한 트릭. 열대야를 잊게 만들 걸작 추리소설이 나왔다.
독자들의 PICK!
◇사신의 7일=이사카 코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웅진 지식하우스 펴냄. 532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