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들 내쫓고 미사 거행할 수는 없어···"

"세월호 유가족들 내쫓고 미사 거행할 수는 없어···"

이언주 기자
2014.08.12 16:41

[교황방한]강우일 주교, "세월호 특별법 신속히 통과시키도록 노력해 달라" 국회 요청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장 강우일 주교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의 단식농성장을 찾아 유가족 대표단과 만났다. /사진제공=뉴스1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장 강우일 주교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의 단식농성장을 찾아 유가족 대표단과 만났다. /사진제공=뉴스1

"눈물 흘리는 사람을 내쫓고 사랑의 성사인 미사를 거행할 수는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이틀 앞둔 12일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주교)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프란치스코 교종과 함께 평화를 나눕시다'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발표하며 세월호 유가족들을 언급했다.

강우일 주교는 담화문을 통해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하고 있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염원이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며 "올바른 진상조사와 사후 조처를 철저히 보장하는 세월호 특별법을 신속히 통과시키도록 국회에서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강 주교는 세월호 유가족들과도 계속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교황방한 행사로 인해 그분들(세월호 유가족들)이 물리적으로 퇴거당하거나 쫓겨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장소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허용되는 최소한의 가족들이 남아있을 수 있도록 유가족들과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또 시복식 미사 준비를 위한 설치작업을 하는 동안 유가족들이 잠시 자리를 비워주시고, 작업을 마치면 다시 들어오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힘들어 하는 사람들 곁을 제일 먼저 찾아가시는 프란치스코 교종께서 가슴앓이 하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주실 것이고,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희망을 선포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겪고 있는 일과 고민, 문제 등에 대해 교종께 상세히 전해드리긴 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이나 조언을 주시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복음의 큰 원칙과 오늘날 여러 나라가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폭넓은 조언을 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교종은 세계 경제문제와 국제관계 등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계십니다."

이날 강 주교는 '교황'이 아닌 '교종'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교황과 교종 모두 천주교에서 사용하는 공식 용어다. 하지만 교황은 제국의 황제 이미지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오늘날 교회의 모습과 어울리지 않다는 것이 강 주교의 설명이다.

그는 "두 단어를 혼용하고 있지만, 가능하면 황제 이미지를 떼어버리기 위해 '교종'을 주로 쓰려고 한다"며 "과거에는 교황이 황제급의 정치적인 직위로 받아들여져 그 용어를 사용했지만, 1964년 이후 교회쇄신작업을 통해 오늘날의 교회관은 크게 바뀌어 교종이 더 어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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