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방한]'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 신앙의 본보기 '복자'

'시복'(諡福).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면 생소한 단어다. 그런데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일정 가운데 오는 16일(토) 서울 광화문에서 행해지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시복식은 가톨릭에서 성덕이 높은 이가 선종(善終)하면 일정한 심사를 거쳐 성인(聖人)의 전 단계인 복자(福者)로 추대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복자·복녀는 가톨릭 교회가 공경의 대상으로 공식 선포한 사람을 말하고, 거룩한 삶을 살았거나 순교한 이를 복자로 선포하는 교황의 선언을 시복이라 한다.
이 같은 의식은 목숨을 바쳐 신앙을 지킨 순교자들의 숭고한 행위를 기리고 오해받은 역사를 바로 잡는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신앙의 본보기가 되는 복자로 추대하는 일은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이다. 보통 선종 후 5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생애와 저술, 연설에 대한 검토와 함께 의학적 판단이 포함된 심사를 통해 현직 교황이 최종 승인한다.
후보자가 복자가 될 수 없는 이유를 조사하는 심사절차는 매우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처음 시작부터 평균 20년이 걸린다. 지역교회 준비 작업 10년에 교황청 심사 10년이 더해져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기간 중 윤치충 바오로를 포함해 모두 124명에 대한 복자 선포를 직접 거행한다.
이번 124위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승인기간이 크게 단축됐다. 교황청 심사가 5년 만에 끝났다. 성덕 심사와 기적 심사를 거치는데 순교자는 죽음 자체를 기적으로 봐서 기적 심사를 생략한다.
이번에 시복되는 124위는 초기 한국천주교의 순교자들이다. 신유박해(1801)의 희생자가 53위로 가장 많고, 신해박해(1791), 을묘박해(1795), 정사박해(1797), 을해박해(1815), 정해박해(1827), 기해박해(1839), 병인박해(1866~1888) 등에 걸쳐 있다.
그 가운데 대표 순교자는 정조 15년 신해박해 때 첫 순교자인 윤지충(1759~1791)이다. 전라도의 유명한 양반 가문 출신인 그는 유교식 제사를 거부하고 어머니의 장례를 천주교 예절에 따라 치른 '진산 사건'으로 체포, 결국 한국천주교에서 최초로 참수형을 당했다. 윤지충은 "육신의 부모보다 더 높은 부모, 임금보다 더 높은 임금인 하느님을 섬기기 때문에 그의 명을 거절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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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복식 미사는 제단이 차려지는 광화문과 서울광장 일대 약 1.2km 인근에서 오전 10시부터 열린다. 미사 전에 약 30분 동안 서울광장부터 광화문까지 교황의 카퍼레이드가 예정돼있다. 이날 초대받은 공식 인원은 17만 명이나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측은 그 이상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