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마에 뽀뽀 '쪽'…프란치스코 교황의 '따뜻한 행보'

아기 이마에 뽀뽀 '쪽'…프란치스코 교황의 '따뜻한 행보'

김유진 기자
2014.08.14 19:41

[교황방한] 중곡동에서 교황 만난 시민들 "악한 세상에 우리 축복해주시길"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후 기아차 쏘울에 탑승해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후 기아차 쏘울에 탑승해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어어, 교황님 오셨다!" "아이 프레스잖아, 수행단이잖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에 도착한 14일 오후 5시30분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앞 2차선 도로를 낀 인도에는 경찰 추산 700여명의 인파가 깃발을 흔들고 있었다. 검은 차량이 한 대라도 지나가면 혹시 교황일까, 환호와 실망을 반복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2살짜리 아기를 포대기에 안고 3살짜리 아기를 유모차에 태운 채 2시간을 기다렸다는 정유진(31·크리스티나)씨는 "아이들에게 교황님의 얼굴을 뵙게 해 주고 싶어서 힘든 여정이 될 것을 알았지만 여기 데려왔다"며 "10년 넘게 천주교 신자로 살았는데 이렇게 좋은 교황님을 눈앞에서 직접 뵙게되어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건물 계단에 올라가 있기도 하고, 아기들은 주택가에 정차된 트럭 짐칸에 올라가 교황님을 목이 빠져라 기다렸다. 사람들의 기다림 끝에 5시40분쯤 협의회 앞 철문이 열리고 검은 '쏘울' 차량 여러 대가 연달아 들어갔다. 멀리서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협의회 건물 문 앞에서 기다리던 환영단의 꽃다발과 인사를 받은 교황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교황의 모습을 본 시민들은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천주교 신자인 이옥배씨(63·스텔라)는 눈가가 촉촉해지며 "요즘과 같은 악한 세상에 교황께서 청소년과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하느님의 대리자로서 우리를 축복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7층 소성당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7층 소성당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교황이 협의회로 들어간 직후 철문 앞에서 교황을 환영하던 한 여성은 너무 감동을 받아 심장에 충격을 받고 쓰러져 인근의 119구조대에 의해 응급실로 이송되기도 했다.

천주교 신자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은 따뜻한 고향집의 아버지같은 존재다. 이날 새벽 교황이 한국에 도착한 성남 서울공항에서 중곡동까지 일정을 따라왔다는 권 글라라씨(51·세례명)는 "264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록스타 같았고, 265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클래식 음악가 같았다면 이번 교황은 포크송 가수 같은 분"이라며 "잔잔한 행보 속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주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 베로니카씨(51·세례명)는 "이번 교황의 좋은 점은 검소한 행보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랑 때문에 10억 카톨릭 신자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신다는 점"이라며 "물질이 최우선시되는 사회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을 만나주시는 그분의 행보가 정말 좋아보인다"고 말했다.

한 시간이 지나고 교황은 다시 검은색 '쏘울' 차량을 타고 협의회 건물을 나오다가 시민들이 서 있는 곳에서 잠시 차량을 멈추더니 문을 열고 나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손을 흔들고, 아기들을 안아 이마에 키스를 선물하는 교황의 행동에 시민들은 행복해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지만 15개월된 아기가 교황으로부터 뽀뽀를 받았다는 한 어머니는 "천주교로 개종해야 할까봐"라며 활짝 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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