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태련 화가, 이외수 책에 실린 사실화 그린 첫 전시회…8일부터 아라아트센터

"이 사람이 손대면 물고기는 밥상이나 술상이 아닌 하늘을 헤엄칩니다."
이외수 작가의 말이다. 어떤 특별한 물고기 이길래, 누가 그렸길래 그럴까.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2007년)’부터 ‘하악하악(2008년)’, ‘청춘불패(2009)’, ‘아불류시불류(2010)’, ‘절대강자(2011년)’, ‘사랑외전(2012)’,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2014)’까지.
소설가 이외수가 발표한 많은 책에는 한국 토종 물고기와 들꽃, 오천 년 우리의 역사를 담은 유물 그림을 함께 볼 수 있다. 이 모두는 화가 정태련이 수채물감으로 그린 사실화들이다.
지난 30년간 우리 땅의 자연과 생명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이어온 화가 정태련이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서울 견지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첫 번째 개인전 ‘산책(promenade)’을 연다.
‘자연과 생명 그리고 우리 역사에 관한 명상’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이외수의 신간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에 수록된 열대어와 풀꽃 그림 27점을 비롯해, 들꽃 그림 20점, 골동품 그림 26점 등 총 73점이 전시된다. 책에 수록된 그의 작품이 원화로 대중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태련 작가는 “그동안 책을 통해 그림을 보신 분들이 실제 원화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기쁠 것 같아 전시를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보통 사람들도 흔하게 사용하는 수채물감과 켄트지로 사실화를 그려온 작가는 “그림을 전공하지 않아도 쉽게 마음이 동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가 토종 물고기, 새, 들꽃 등 한국적인 소재를 주로 쓰는 이유는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이 땅에 서식하는 자연물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번 전시는 ‘우리 민족의 유물’, ‘우리 땅의 자연’, ‘열대어와 들꽃’으로 3가지로 나뉘어 구성됐다.
눈여겨볼 작품으로 부처의 손을 그린 작품(25×30cm), 원과 매그놀리아를 접목한 작품(25×30cm), 풀꽃을 우러르는 까만 물고기를 담은 작품(25×30cm) 등이 손꼽힌다. 정교하고 감성적인 작가의 작업방식을 느낄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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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작품에 함께 동화되기를 바라는 이유로 그림에 특정한 제목도 붙이지 않았다.
작가는 그림을 통해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아주 조그마한 생명들을 귀하게 생각하고 따뜻한 시선을 보낼 것”을 제안하는 동시에 “인간 중심의 세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공감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30년 전, 작가가 대학교 1학년 때 우연한 만남으로 인연을 이어온 이외수는 추천사를 통해 이렇게 전했다. “정태련 화백이 물고기를 그리기 전에는 세상의 모든 물고기들이 오로지 물속에서만 살아야 했습니다. 밥반찬일 뿐이고 술안주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정태련 화백이 물고기를 그린 다음부터 세상의 모든 물고기들은 하늘을 헤엄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