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공화국 한국에서 ‘가만히 있지 않고’ 살아남는 법

재해공화국 한국에서 ‘가만히 있지 않고’ 살아남는 법

양승희 기자
2014.12.10 06:40

[BOOK]‘인간은 왜 제때 도망치지 못하는가’… 살아남기 위한 재해심리학

서해훼리호 침몰(1993년) 292명 사망, 성수대교 붕괴(1994년) 32명 사망, 삼풍백화점 붕괴(1995년) 502명 사망, 대구 지하철 가스 폭발(1995년) 101명 사망, 대한항공 여객기 괌 추락(1997년) 228명 사망, 대구 지하철 화재(2003년) 192명 사망, 세월호 침몰(2014년) 304명 사망 및 실종.

한국 사회에서 끔찍한 참사가 끊임없이 일어날 때마다 아까운 목숨들이 수백 명씩 사라졌다. 지진, 홍수, 태풍 같은 자연 재해뿐만 아니라 최근 발생한 환풍구 붕괴, 오룡호 침몰 등 인재에 의한 각종 사고 또한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국민들은 생명의 위험을 시한폭탄처럼 늘 안고 있다.

‘인간은 왜 제때 도망치지 못하는가’는 재난의 위협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천만한 세상에서 어떻게 안전한 삶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은 책이다. 갖가지 사고가 일어났을 때 억울하게 희생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재해심리학적 관점’에서 탐구했다.

일본, 한국, 미국 등의 수많은 재난 사례를 분석한 저자는 재해로 인한 사망 사고의 상당 부부분이 ‘제때 도망치지 못한 데서 기인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도망치지 못한 이유를 인간심리에 깔린 위험한 덫들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안전함과 편리함에 익숙해진 탓에 위험을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도망치지 않아 지켜보다가 위험에 빠지거나, 안전요원이나 전문가의 말을 과신한 탓에 기다리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저자는 2003년 대구에서 발생한 지하철 화재는 위험의 증상이 나타나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안심해버리는 ‘정상성 바이어스(bias)’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차안에 연기가 가득했는데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기다리던 승객들의 태도에서 그 심리를 읽을 수 있다.

지난 4월 진도 팽목항 부근에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경우 ‘전문가의 오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배가 침몰한 뒤 선원들의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은 피난할 수 있던 사람들의 발목을 붙잡아 희생자 수가 늘어나는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재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사고 발생시 자신과 가족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행동 매뉴얼 등을 담아 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인간은 왜 제때 도망치지 못하는가=히로세 히로타다 지음. 이정희 옮김. 모요사 펴냄. 232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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