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거장, 스승을 말하다’… 정진과 도약의 위대한 여정

“좋은 것은 결코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 나오는 대사다. 더욱이 훌륭한 스승의 도움 없이 좋은 것이란 거의 얻을 수 없다고 말하는 책이 있다.
‘거장, 스승을 말하다’는 고은, 김윤식, 임권택, 정경화, 조수미, 강수진, 장한나, 이현세 등 우리니라 문화계에서 거장이라 불리는 13인을 인터뷰해 그들의 성장을 촉발시킨 ‘스승’에 대해 탐구한 결과를 담았다.
문학, 철학, 음악, 미술, 영화, 만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여 년간 기자 생활을 한 저자는 문화계 인사들과 오랜 시간 교류하며 취재하고 인터뷰해 책을 만들었다. 그는 “참된 스승이 부재하는 시대라 개탄하지만 실상 부재하는 존재는 진정한 제자”라며 “거장의 삶, 거장의 스승을 통해 제자의 길을 배워보자”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는 마에스트로 카라얀을 만나 자신의 진정한 재능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카라얀은 조수미의 목소리에 대해 “한 세기에 하나 나올까말까 한 신의 선물”이라고 평하며 “그 선물을 잘 갈고 닦아 사람들에게 기쁨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화 102편을 찍은 노장 임권택 감독은 “스승인 정창화 감독에게 영화의 테크닉을 전수받았지만, 영화의 정신과 소재의 대부분은 조선의 예술혼과 민중, 한국의 근현대사를 통해 습득했다”고 말한다.
‘민족의 지성’이라 불리는 시인 고은은 은사와 제자라는 수직적 도제(徒弟) 행위를 거부한다. 그는 “오히려 사막과 바다, 대지가 나의 스승”이라고 답하며 스승관을 우주론적으로 확장한다. 시인에게는 천지만물이 문학적 은사였던 셈이다.
이외에도 미샤 마이스키를 만나 지휘자로 자신의 길을 확장하고 있는 첼리스트 장한나, 수도승 같은 자세로 자신의 길을 걸었던 발레리나 강수진, 아버지를 최초의 스승으로 만나 독학으로 미술의 기예를 연마한 화가 몽우 조셉킴 등의 성장담이 수록돼 있다.
13인의 거장은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고 투쟁과 극복을 통해 결국 스승을 뛰어넘는다. 스승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사실 ‘제자’라는 이름 위에 방점을 찍는다.
독자들의 PICK!
◇거장, 스승을 말하다=한기홍 지음. 리더스하우스 펴냄. 332쪽/ 1만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