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에 뿌리 내린 한국의 자연과 역사 확인하고파"

"DMZ에 뿌리 내린 한국의 자연과 역사 확인하고파"

양승희 기자
2014.12.15 17:43

[인터뷰]세바스치앙 살가두 "인간도 자연의 일부…노작가가 ‘지구’에게 띄우는 편지

다큐멘터리 사진의 거장 세바스치앙 살가두가 ‘세바스치앙 살가두 제네시스(GENESIS)’ 전시를 위해 내한했다. /사진제공=GENESIS 2014 한국전시
다큐멘터리 사진의 거장 세바스치앙 살가두가 ‘세바스치앙 살가두 제네시스(GENESIS)’ 전시를 위해 내한했다. /사진제공=GENESIS 2014 한국전시

"한국의 숲과 그곳에 사는 생물의 종(種)은 무엇일지 궁금하네요. 지뢰가 많아서 작업이 쉽지 않을 것 같지만, 다음에 온다면 비무장지대(DMZ)에 가서 그곳에 뿌리내린 자연과 역사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빛과 그림자를 세상을 담아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를 전해온 다큐멘터리 사진의 거장 세바스치앙 살가두(70)가 내한했다. 다음달 15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리는 전시 ‘세바스치앙 살가두 제네시스(GENESIS)’의 홍보를 위해서다.

브라질 출신의 살가두는 그동안 사진집 ‘사헬’ ‘노동자들’ ‘이민자들’ 등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빈곤과 폭력의 현장을 알려왔다. 이번 전시 ‘제네시스’에서는 지난 2004년부터 8년간 갈라파고스, 마다가스카르, 알래스카, 사헬 사막 등 120여 개 국을 돌며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지구의 순수하고 웅장한 모습을 포착한 사진 245점을 공개한다.

살가두는 1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무분별한 개발로 현재 환경은 엄청나게 훼손됐지만, 여전히 지구의 46%는 창세기 때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전시되는 경이로운 지구의 모습을 통해 관람객들이 하나뿐인 지구를 보존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주로 사람을 찍었던 살가두는 ‘제네시스’를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동물과 자연을 피사체로 선택했다. 1998년 환경보호를 위한 ‘인스티튜트 테라’ 캠페인을 벌이면서 황폐해진 고향 땅에 수백 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활동이 계기가 됐다. 그는 “이번 전시는 내가 지구에게 보내는 편지”라면서 “인간도 동물이며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통해 사람과 지구의 관계를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원래 머리와 수염을 길게 기르던 살가두는 ‘제네시스’ 사진 작업 도중 머리와 수염을 짧게 자른 뒤 지금의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오지에서 많게는 몇 개월씩 머물면서 온갖 벌레들이 털 속에 들어가는 불편 때문에 아예 밀어버렸다고 한다. 그는 “머리털을 모두 밀고는 평소에 절반도 안 되는 양의 물로 씻을 수 있어 좋았다”고 웃었다.

4박 5일 짧은 일정으로 방문한 살가두는 무엇보다 한국의 풍경을 사진기에 담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살가두는 “앞으로도 사진을 통해 지구가 처한 현실을 보여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이야말로 번역도 해석도 필요없는 예술작품이자 메시지 전달의 강력한 도구”라고 강조하는 노작가의 소망은 자신의 사진을 통해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지구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길 바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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