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세상을 향한 눈'…역사를 증명하는 예리한 무기, 만평의 세계

올 1월 프랑스의 대표적인 풍자 전문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은 세계를 경악시켰다. 샤를리 에브도의 ‘무지막지한’ 풍자에 대해 찬반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21세기의 풍자’가 민주주의 국가 중심부에서 피비린내 나는 학살로 이어질 것이라 상상한 이들은 테러범들 외에는 없을 것이다.
다시 증명된 셈이다. ‘비겁한 권력과 테러리스트들은 만평을 두려워하고, 급기야 만평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프랑스에서 탐험가 폴 에밀 빅토르의 아들로도 유명한 장크리스토프 빅토르가 세계를 뒤흔든 최고의 만평을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1989년 6월 30일 중국 정부가 테안먼 광장에 모인 민간인을 학살한 사건(당시 중국정부의 공식 발표는 사상자 3000명, 사망자 300여명)부터 그해 11월 9일 ‘철의 장막을 무너뜨린 역사적인 밤’(베를린장벽 붕괴)을 그린 만평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2012년 5월 6일, 30년 만에 프랑스에서 사회당 대통령이 당선된 프랑스아 올랑드 이야기를 다룬다. 25년간 총 250편의 만평을 선별했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현대의 세계사를 날카롭게 주시하고 싶다면 이 책을 잡으시라. 실은 나부터 이 책으로 다시 공부하게 되었으니까”라는 박재동 화백의 평가에 고개가 끄떡여진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결코 ‘그림책이 아닌 역사책’임을 금방 알게 된다.
만평은 이미 그 자체로 이야기다. 짜임새 있게 풀어나간 글과 달리 권력과 부조리를 한 컷으로 조롱해 통쾌하고 짜릿한 맛을 제공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만평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들어보자. “만화라는 제9의 예술과 언론이라는 제4의 권력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또 뉴스 뒤에 숨어있는 우리의 인간성이 표출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세상을 향한 눈은 강자를 향해 날을 세우고 약자를 위해 움직여야 한다.”
◇세상을 향한 눈=장크리스토프 빅토르 지음/조홍식 옮김/문학동네/289쪽/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