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의 성씨를 '개새끼'(犬子)로 바꾸게 한 日의 정벌전략

조선인의 성씨를 '개새끼'(犬子)로 바꾸게 한 日의 정벌전략

방윤영 기자
2015.08.15 08:13

[따끈따끈 새책]'조선정벌'…기획에서 병탄, 패전까지 1854~1945년

/사진=유리창 제공
/사진=유리창 제공

#경남 동래에 사는 한 50대 남자는 성(姓)을 이누노코(犬子), 즉 '개새끼'로 지어 신고했다. 읍장이 그 까닭을 묻자 그는 "조선인은 성을 바꾸면 개새끼, 소개끼라고 하는데 오늘 내가 성을 바꿨으니 개새끼가 된 것 아니냐?"고 대꾸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 창씨개명 시행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일본은 조선인의 성을 한 순간에 바꾼 게 아니다. 조선 침략 역시 한 순간에 결정한 것이 아니다. 민관군 합동으로 60여년 동안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조선 정벌을 준비했다. 1845년 개항 이후 서구 열강으로부터 제국주의를 학습한 뒤부터다. 1876년 강화도조약을 시작으로 임오군란과 갑신정변으로 군대를 몰고 왔다. 동학농민운동을 계기로 청국을 쫓아내고 조선을 장악했다. 1910년 한국 병합은 그 후속 절차에 불과했다.

조선 침략의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는 일본의 정한론자들은 일본 최고의 지식인인 민간인 석학들이었다. 칼이나 총 등 강력한 군사력만 동원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정치적, 문화적으로도 조선을 무너뜨렸다. 정한론자 중 후쿠자와 유키치는 조선의 개화파를 적극 후원, 갑신정변이라는 무리수를 두게 해 조선의 자주적인 개화는 허상으로 사라지게 만들었다.

일본은 왜곡된 역사관을 전파해 조선 내부를 흔들었다. 조선 총독이었던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조선 역사서 51종 20만권을 모두 불태웠다. 정치가 사이토 마코토는 어용학자 최남선 등을 동원해 조선의 역사를 조작·왜곡하게 만들어 조선 청년들에게 자학사관을 심어줬다. 창씨개명은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일본의 만행이었다.

일본은 60년 이상 조선 침략을 준비했다. 현재도 일본 정부와 우익들은 끊임없이 역사 왜곡과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우리가 광복을 이룬 지는 겨우 70년이다. 따라서 저자는 한국인이라면 정한론 설계자들, 한국병합의 주역들을 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책은 조선 망국과 병탄 시기에 활약했던 주요 일본인 19명의 실체를 추적하고 있다.

◇'조선정벌'=이상각 지음. 유리창 펴냄. 384쪽/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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