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유커 저가패키지 여행 근절되나

[기자수첩]유커 저가패키지 여행 근절되나

이지혜 기자
2015.09.16 09:50

지금 세계 관광산업은 지난해 최초로 1억 명을 돌파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최고 화제다. 중국인 관광객은 당분간 급증 추세가 예상돼 어느 나라나 유치 경쟁이 치열하지만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중국 여행사들이 대규모 인원을 무기로 원가 이하의 과도한 가격할인을 요구하면서 갖가지 후유증이 발생하고 있다. 문화유산을 훼손하고 공중도덕을 예사로 어기는 중국 관광객의 수준 낮은 행태도 부담이다.

지난해 612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한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관광객 상당수가 항공료, 숙박료 등 원가를 반영하지 않은 저가 패키지 관광을 이용해 한국을 찾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관광은 하지 못하고 방한 기간 내내 쇼핑센터만 찾도록 강요받는 사례가 다반사다. 이 때문에 한국 관광에 대한 만족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급락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 2013년 여유법을 신설했다. 저가 및 쇼핑 중심 상품을 만들어 판매한 여행사는 영업허가를 취소하겠다는 강경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여유법은 불과 1년 만에 유명무실한 상태다. 고객과 사전에 협의한 쇼핑장소 방문을 허용하는 예외규정을 적용한 결과 저가 여행상품이 또다시 범람하고 있다.

오락가락하는 여유법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중국 국가여유국은 최근 홈페이지에 온라인 불편신고 게시판을 신설했다. 소비자들이 해외 관광 과정에서 벌어진 피해를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지 않은 중국 당국으로서는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받는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이에 앞서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우호교류 행사에서도 양국 관광산업 최대 현안인 '저가 패키지 관광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쇼핑 강요 및 추가요금 징수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중국 여행사를 한국에서 조사해 통보하면 영업정지와 과태료 부과 등 고강도 제재를 하기로 했다.

김현주 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소비자 게시판 신설 등의 조치는 중국 정부가 저가패키지 관광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공식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가 일벌백계의 효과를 가져와 중국 관광객 1000만 시대에 성숙한 관광문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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