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를 포기하고 성장을 멈춰라?

소유를 포기하고 성장을 멈춰라?

이해진 기자
2015.09.19 03:03

[따끈따끈새책]성장으로부터의 해방…탈성장 사회로 가는 길

자본주의 사회에선 누구나 빚을 지고 산다. 대학 공부를 위해 빚을 지고 집을 사기 위해서도 빚을 진다. 월급 통장에는 숫자가 찍혔다가 줄어든다. 숫자를 벌기위해 오늘이란 시간을 쓰고 오늘 그 숫자를 소비함으로써 내일이란 시간을 저당 잡힌다. 소비는 늘어나고 빚은 쌓이고 시간은 줄어든다.

책 '성장으로부터의 해방'의 저자 니코 페히 교수는 이 같은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길로 '탈 성장'을 주장한다. 독일 올덴부르크 대학에서 '생산과 환경학'을 가르치는 교수는 성장과 소비를 절제함으로써 인간과 환경 모두 더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텔레비전도 없고 휴대폰도 없고 평생 비행기는 딱 한 번 타며 남들보다 더 적게 소비하고 소유하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교수는 끝없는 성장이라는 신화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이 물질적 소비는 늘려가는 반면 시간 빈곤에 허덕이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당장 소유할 수 없는 것을 소유하기 위해 미래라는 여분에서 가불해 쓰지 말라고 경고한다. 오늘날 만연해 있는 부채증후군은 조직적인 무책임이며 부채를 계속해서 연기하는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의 삶을 잔인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책은 근로 시간 단축부터 시작하라고 제안한다.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게 되면 우선 시간을 벌 수 있다. 이후엔 지역 공동체 경제를 구축한다. 지역 업체로부터 자원을 얻고 운송이 필요한 원거리 공급은 받지 않는다. 더 나아가 지역화폐까지 도입하면 완전한 지역경제가 실현된다.

문명의 이기를 버리고 지역 공동체 경제에만 의존해 살라는 저자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 인간은 결코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 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끝없는 성장은 신화이고 녹색성장과 같은 성장과 환경보전의 공존은 불가능 하다는 메시지는 경종을 울린다.

◇성장으로부터의 해방=니코 페히 지음, 고정희 옮김, 나무도시 펴냄, 152쪽./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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