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테르가 인정한 역사상 최고 변호사의 '설득의 원리'

볼테르가 인정한 역사상 최고 변호사의 '설득의 원리'

김고금평 기자
2015.10.12 07:46

[따끈따끄 새책] 민음사 창사 50주년 앞둔 인문학 원전 ①'설득의 정치'

“키케로 혼자만으로 그리스 철학자 전체를 합친 것만큼의 가치가 있다”

볼테르가 지적한 대로 마르쿠스 쿨리우스 키케로는 ‘설득의 달인’으로 통했다. 민음사가 내년 창사 50주년을 맞아 낸 인문학 원전 읽기 프로젝트 ‘생각’ 총서 중 1차분으로 내놓은 키케로의 ‘설득의 정치’는 언어의 힘이 지닌 소통의 철학을 다룬다.

역사상 가장 탁월한 변호사이자 그리스에서 시작해 로마공화정을 이끈 정치가인 키케로의 대표 연설문 7편이 생생하게 담겼다.

키케로는 “연설은 배우기 힘들지만 그 무엇보다 최고의 영향력을 가져온다”며 “법률가에게 구할 것은 건강한 삶이지만 연설가들에게 구할 것은 삶 그 자체”라고 강조한다.

로마의 정치 무대는 ‘연설 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사학이 정치사회적 수단이었음은 두 말 할 나위 없었던 셈. 여기엔 하나의 법칙이 존재한다. 상대방을 비판하기 위해 존중의 자세를 견지하고, 분명한 결론을 말하기 위해 다양한 과정을 아우르는 방식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설득엔 주장만이 아니라 혹시 그럴지도 모를 반대의 근거도 함께 제시돼야 한다.

키케로는 카릴리나 탄핵연설에서 이렇게 꼬집는다. “당신이 악덕을 뉘우치는 걸, 법률의 처벌을 두려워하는 걸, 국가적 상황에 복종하는 걸 당신에게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카틸리나, 당신은 염치 때문에 추악할 일을 마다하거나 두려움 때문에 위험을 포기하거나, 이성 때문에 광기를 접을 그런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가 계속 말했던 것처럼, 망명을 택하라!”

그가 로스키우스 변호연설에서 한 말을 기억한다면 어느 누구도 그의 설득을 지나치기 어려울 것이다.

“살아있는 자에게 공기는, 죽은 자에게 땅은, 파도에 휩쓸린 자에게 바다는, 난파된 자에게 바닷가는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존속살해범은 살아 있는 한 하늘로부터 공기를 호흡하지 못하며, 뼈를 땅에 묻지 못하며 바닷물에 닿지 못한 채 파도에 밀려다니고, 마지막으로 죽은 뒤에라도 갯바위에조차 안식처를 갖지 못합니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고발한 엄청난 범죄이자 그토록 주목할 만한 처벌이 뒤따르는 범죄입니다.”

◇설득의 정치=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지음. 김남우·성중모·이선주·임성진·이상훈 옮김. 민음사 펴냄. 396쪽/1만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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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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