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첫 근대 기업가 박승직, 국내 최장수 기업 탄생시키다

우리나라 첫 근대 기업가 박승직, 국내 최장수 기업 탄생시키다

방윤영 기자
2015.10.17 03:20

[따끈따끈 새책]'경성 상계사'…한국 상업 발달의 시초를 연 근대사

/사진=푸른길 제공
/사진=푸른길 제공

국내 최장수 기업은 올해로 창업 119년을 맞은 두산이다. 1896년 설립된 두산은 창업주인 고 박승직 회장이 서울 종로에 세운 '박승직 상점'이 효시다. 해방 직후인 1946년 '두산상회'로 상호를 바꾸면서 현재의 두산그룹을 일군 모태가 됐다. 두산그룹(회장 박용만)은 지주회사인 두산을 비롯해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오리콤 등 23개 국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두산그룹을 탄생시킨 창업주 박승직은 우리나라 첫 근대 기업가이기도 하다. 그는 오직 맨주먹으로 상계에 뛰어든 인물이었다. 1864년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난 그는 "남의 위토를 소작하여 겨우 밥을 굶지 않았으나 재산이라고는 한 푼도 없었던" 전형적인 소작농이었다.

그는 소작농에 머물지 않고 17살에 스스로 상인의 길을 걸었다. 전국 각지를 돌며 등잔용 석유, 포목(베와 무명) 등을 파는 행상으로 시작해 두산의 첫걸음이 된 '박승직 상점'을 개점했다. 작은 상점을 내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박승직과 같은 상인이 나온 근대 시기는 1883년 인천 제물포의 개항에 따라 조선 후기 국가의 인가를 받은 상인에게만 장사를 허용한 '육의전'(현 종로)의 500년 역사가 몰락한 때였다. 일반 백성에게 시장을 허락할 수 없다는 '억말무본'(抑末無本) 정책이 폐지되면서 누구라도 상업에 나설 수 있었다. 개항으로 서구의 신문물과 개화 상품이 쏟아지는 등 상업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기였다. 그렇게 상업 중심의 근대 도시 '경성'이 탄생하게 된 것.

저자는 경성 상계는 우리나라 자본주의의 보잘것없는 출범이었으나 한낱 좌판에서 상점으로, 상점에서 중소 업체로, 마침내 일본과 견줄 만한 대기업으로 성장해나가게 만든 씨앗이 됐다고 말한다. 책은 구한말 개항부터 일제 강점기를 거쳐 8.15 광복 전후기까지 근대 자본주의의 싹이 튼 경성 상계(商界)의 모습과 변화의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경성 상계史'=박상하 지음. 푸른길 펴냄. 448쪽/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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