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조선을 만든 위험한 말들'… 권경률의 첫 번째 역사 이야기

말의 길, 언로(言路)는 과거 임금이 '많은 말'을 듣고 '가장 좋은 답'을 찾기 위해 마련한 소통의 길이다. 신하가 임금에게 자유로이 말할 수 있는 길이자 조선시대에 성리학적 지배질서를 이끄는 원동력이었다. 임금이 '도'를 구하고 '덕'을 길러 백성을 올바른 길로 교화하려면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가감 없이 비판하고 윗사람은 이를 겸허한 자세로 수용하는 시스템이 필요했던 것이다.
신간 '조선을 만든 위험한 말들'은 조선시대의 언로를 재조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언로는 임금 앞에서도 과감하게 말하는 절의에 바탕을 둔다. 위험을 무릅써가며 나라의 잘못을 비판하고 바로잡는 것이 언로라는 것이다.
책에는 1392년 조선 건국 이래 조선인들이 180여년간 끊임 없이 언로를 새롭게 열며 '도덕의 나라'를 완성해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저자는 조선인의 어록을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당시 인물들의 체온과 울림이 말로 생생하게 전달돼 생동감 있는 역사 이야기가 펼쳐진다.
‘중종실록’을 보면 조광조가 임금에게 "양사(사헌부와 사간원)의 대간들을 파직하고 언로를 다시 열라"고 간언하는 대목이 나온다. 양사의 대간은 오늘날의 언론인에 해당한다. 당시 신출내기 언관이던 조광조는 왜 목숨을 걸고 임금에게 아뢰었을까.
이 발언에는 언로와 대간에 대한 조광조의 소신이 담겨 있다. 언로가 막히면 나라가 어지러워져 망한다는 게 그의 믿음이었다. 국정을 비판하는 신하를 처벌하는 것을 소매 걷어붙이고 말려야 할 대간이 오히려 앞장서 죄를 청하였으니 무거운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했다.
◇조선을 만든 위험한 말들=권경률 지음. 앨피 펴냄. 303쪽/1만4800원.